미국의 디지털 케이블TV가 수백 개의 채널에도 불구하고 기존 방송에 비해 새로운 내용이 적고 시청료가 비싸 어려움을 겪고 있다.25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에서 TV를 보유한 1억 550만 가구 중 1,670만 가구가 디지털 TV 채널망에 가입돼 있고, 위성방송을 통해 디지털 TV 채널을 시청할 수 있는 가구도 1,760만 가구나 된다. 1997년 가입자가 전무했던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그러나 애완동물 채널, 발레 채널 등 시청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되었던 디지털 케이블 TV는 내용 대부분이 유료 영화와 기존 프로그램의 재탕인데다, 채널을 찾기도 쉽지 않아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시청료도 싸지 않다. 70개의 정규 채널을 포함, 200~300개의 채널을 내보내는 서비스를 한 달에 70~90 달러를 내야 한다. 위성 TV로는 같은 서비스가 60달러 정도이다. 최근에는 신규 가입이 둔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기존 가입자도 절반 가량이 1년 이내에 탈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케이블 사업자들은 기존 아날로그 시설을 더 좋은 화질에 초고속 인터넷 접속과 전화 서비스까지 가능한 디지털 장비로 교체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들였다. 그러나 시청자 수가 적기 때문에 광고 수입이 적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자적인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 사업자들도 디스커버리, CNN 같은 채널에 시청자 한 명 당 한달 30~50센트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케이블 사업자들은 시청자가 원하는 내용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주문형 비디오(VOD)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