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한국시간) 미 애틀랜타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는 한국인 빅리거 2명이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 미국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한국인으로서는 6번째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진 브레이브스의 기대주 봉중근(21)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9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다이아몬드백스의 마무리 김병현(23)은 시즌 3세이브째를 챙기는 기쁨을 만끽했다.■봉중근, 가능성은 확인
메이저리그의 벽은 높았다.하지만 가능성 만큼은 유감없이 보여준 경기였다.봉중근은 이날 최고구속 145km의 직구로 홈 플레이트 곳곳을 찔렀고 신인 답지 않은 대담한 경기 운영을 했다.
비록 경기가 끝난 직후 마이너리그행을 통보 받아 메이저리거의 꿈은 하루 만에 끝났지만 바비 콕스 감독은 "그가 오늘 보여준 가능성운 무한한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1997년 미국에 건너간지 만 4년5개월만에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특급 에이스 커트 실링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봉중근은 이날 6이닝 동안 27타자를 맞아 8피안타,2볼넷,4탈삼진으로 5실점했다.투구수는 105개(스트라이크 62개).긴장한 탓인지 직구 위주로 던졌다.
데뷔전의 시련은 1회부터 닥쳤다.1회 볼넷 2개와 우중간 2루타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봉중근은 호세 기옌을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6번 데미안 밀러에게 정직한 직구를 뿌려 얻어맞은 직선타구를 좌익수 치퍼 존스가 놓치는 바람에 3실점했다.2,3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봉중근은 4회초 2사3루서 크레이크 카운셀에게 적시타를 내줘 추가점을 허용했다.5회초 연속 2루타로 다시 1점을 내준 뒤 6회말 타석때 대타 키스 로카트로 교체됐다.
봉중근은 경기 후 "곧바로 마이너리그로 돌아가 섭섭하지만 언젠가 또다시 기회가 올 것으로 믿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김병현, 방어율 0의 행진
아쉽게 물러나는 봉중근을 지켜보며 불펜에서 연습피칭에 몰두하던 김병현에게 5_2로 앞서가던 9회말 무사 1루서 출격지시가 떨어졌다. 15일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 이후 9일 만에 찾아온 등판 기회였다.
첫 타자인 프랑코를 맞아 볼카운트 2_1에서 과감하게 바깥쪽에 직구를 뿌려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병현은 다음 타자 카스티야를 병살로 처리,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병현은 시즌 3세이브를 기록하며 방어율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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