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이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공항의 특별출구를 통해 빠져나간 뒤 잠적한 경위에 대해 갈수록 의문이 커지고 있다.특히 미 당국의 규정상 정부차원의 요청 없이는 공항의 특별출구를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최 총경의 출국과정에서부터 제기됐던 의혹들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24일 미 국무부와 이민귀화국 등이 보내온 답변을 바탕으로 해명을 냈으나 이 같은 의혹들을 가라 앉히기에는 크게 미흡하다.
■ 특별출구 사용 미스터리
미 이민귀화국(INS) 등에 따르면 미국내 공항에서 특별출구 사용이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대통령 등 주요인사의 입국 ▦망명이나 난민지위요청 ▦거동이 불편한 환자 ▦특별비자 소지자 ▦외국정부의 요청 등 뿐이다.
이를 최 전 총경에게 적용시키면 ▦한국정부의 특별 요청 ▦망명, 또는 난민지위요청의 2가지에 국한된다.
최 전 총경이 미국정부에 망명 요청을 하지 않았다면 한국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미 이민귀화국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않고 있다. 다만 한국 외교부측이 “공항에서 의 불미스러운 일을 막기위해 특별출구로 내보내지 않았겠느냐”고 추측할 따름이다.
■ 입국심사장에 못 들어간 한국영사
뉴욕총영사관의 경찰주재관 한광일(韓光一) 영사는 최 전 총경의 입국 당일 그를 면담, 설득하기 위해 입국심사장에 들여보내줄 것을 공항측에 요청했으나 거부됐다.
결국 한영사는 최 전 총경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 이에 대해 미 당국은 “최 전 총경에 대한 체포영장 등이 없는 상황이므로 영사관 직원의 출입을 허가할 수 없었다”고 외교부를 통해 알려왔다.
그러나 한 영사는 “외교관 신분이어서 평소 입국심사장 출입이 자유로웠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날만은 거부됐다”며 “영사관 명의의 편지까지 제시했는데도 들여보내주지 않았다”며 어리둥절해 했다.
■ 미측에 입국거부 요구도 안해
한국정부는 최 전 총경이 뉴욕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진 이후 미국측에 입국거부 조치조차 요청하지 않았다.
다만 “최 전 총경의 입국 불가가 가능한지를 질의했고, 이에 대해 미국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해오자 면담 요청을 했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한가한 조치였다는 지적이다.
또 미 이민국이 국무부의 허가가 있으면 최 전 총경과의 면담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와 관련해 우리측이 미 국무부에 허가를 요구한 흔적은 전혀 없다.
■ 누가 상세입국 심사 정보를 알렸나
미 이민국은 치 전 총경을 상세입국 심사대상으로 분류,그가 입국하자 3시간 동안 조사를 벌였다.외교부는 "이민국이 총영사관으로부터 면담 등의 요청을 받은 뒤 입국 직전 상세입국 심사 대상자로 올렸다는 것이 미 국무부의 답변"이라고 전했다.하지만 최 전 총경이 이미 도쿄에서 뉴욕행 비행기로 갈아타던 시점부터 상세입국 대상자로 분류되어 있었다는 주장이 한나라당 진상 조사단을 통해 제기됐다.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한국에서도 최 전총경의 뉴욕행을 모르던 시점에 누군가가 미 이민국에 최 전 총경에 대한 정보를 알렸다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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