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 옥도면 변산반도 북쪽 비안도 앞바다에서 고려청자의 최고 절정기인 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 454점이 인양됐다고 문화재청이 24일 발표했다.문화재청은 이달 6일 이 지역에서 어로작업을 하던 어민 조모(37)씨가 그물에 걸려올라온 고려청자 243점을 당국에 신고했으며 이에 따라 17~23일 목포해양유물전시관 수중탐사팀이 긴급 탐사를 벌여 211점을 추가로 인양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 일대에 상당량의 유물이 더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해저탐사 전문가와 해군 등의 협조를 얻어 곧 본격 발굴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동안 전남 완도, 무안 등 해저에서 고려청자가 무더기로 발굴된 예가 있지만 최고 명품으로 꼽히는 12세기 유물이 다량 발견된 것은 처음이어서 고려청자 연구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양된 유물들은 발 대접 접시 통형잔 등 여러 종류로, 연꽃과 모란 무늬가 대부분이나 대접 안쪽에 앵무새로 보이는 새가 음각된 것도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으로 유물을 살펴본 정양모(鄭良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유물의 질적 수준은 실물을 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일단 모양새와 문양으로 볼 때 고려청자가 절정기에 오른 12세기에 제작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도요지 등에서 발굴된 고려청자들이 대부분 조각난 파편들인데 반해 이번에 인양된 유물들은 해저에 묻혀있었던 덕분에 온전한 형태로 남아있는 것들이 많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인양 유물들은 최근 조사된 전북 부안 유천리 도요지에서 발굴된 고려청자와 유사한 형태여서 이 도요지에서 만들어져 인근 줄포항을 거쳐 개경 등지의 관청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배가 침몰해 해저에 묻혔을 것으로 조사팀은 추정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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