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을 보고 피터 잭슨(41) 감독의 팬이 됐다면, 올해 부천판타스틱 영화제를 놓칠 수 없다.7월 11~20일 열릴 제6회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PiFan)는 피터 잭슨 특별전을 마련, ‘스플래터 제왕’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그의 대표작 뿐 아니라 코믹한 상상력과 엽기적 표현 방식이 만난 그의 데뷔작까지 5, 6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뉴질랜드 출신의 피터 잭슨 감독의 데뷔작인 ‘배드 테이스트’(1987)는 지구인을 잡아 햄버거 고기로 쓰기 위해 좀비로 가장하고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과 인간의 대결이라는 황당한 설정.
화장실 유머와 엉성한 연기, 구토를 일으키는 묘사로 표현해낸 감독의 재기발랄함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데드 얼라이브’로 소개된 ‘브레인 데드’(1992)는 영화에서 피와 살이 하도 튀는 바람에 ‘스플래터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안겨주었으며, ‘피블스를 만나요’(1984)는 어린이 취향의 인형쇼로 성인들의 음모, 살인, 포르노 등을 까발리는 독특한 형식이다.
할리우드 데뷔작인 ‘프라이트너’같은 작품은 소개되지 않으나, 이 영화는 비디오 가게에서 언제든 빌려볼 수 있다.
영화제는 감독을 초청하려 했으나 “현재 ‘반지의 제왕’ 2, 3편을 제작중이어서 내년 오스카상 시상식에나 겨우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대답만 들었다.
제 6회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는 이외에도 독일의 뉴저먼 시네마를 이끈 베르너 헤어조크의 회고전, ‘오디션’ ‘비지터 Q’으로 일본의 암울한 현실을 그린 미이케 다카시 특별전,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감독인 조지ㆍ 마이크 형제의 특별전인 ‘뉴욕 언더그라운드 영화로의 여행’ 등도 함께 마련된다.
올 영화제의 주제는 ‘사랑 환상 모험’으로 30여개국의 140편(장편 80편, 단편 60편)의 작품이 출품된다. 아직 프로그램이 모두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조직위는 한정된 좌석으로 관람기회가 적었던 개막작을 연속 2회 상영하는 한편 지난해에 이어 놀이방을 확대, 주부와 맞벌이 부부의 관람 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영화제는 20일까지이나 18일 폐막식을 치른 뒤 인기작을 앙코르 상영하는 등 일반인의 참여를 늘리기 위한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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