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유가 22일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정몽혁 사장을 퇴임시키고 서영태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또 회사 이름을 '현대오일뱅크'로 변경했다.업계는 갑작스러운 경영진 교체를 외국계 대주주인 IPIC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1999년 신주인수방식으로 6,127억원을 투자, 지분 50%를 보유한 아랍에미리트 정부출자회사인 IPIC는 최근 9억 달러의 금융지원과 경영참여 확대 의사를 밝혀왔다.
공동 1대 주주인 현대측이 자금지원을 하지 못하면서 IPIC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풀이다. 현대측은 현대중공업, 현대차, INI스틸 등이 나머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32%를 지닌 중공업이 주주대표 역할을 해왔다.
신임 서사장은 "다시 창업한다는 각오로 시장점유율에 구애 받지 않고, 철저한 구조조정을 하겠다"며 "국내외 정유사와도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최고 경영진 개편으로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는 이미 공장 평균가동률을 70%선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만성 공급과잉 상태의 정유시장에서 가동률 축소는 업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서영태 사장은 서울신탁은행, 체이스맨해튼은행을 거쳐 두산 시그램 부사장,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공동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해 12월부터 현대정유 재무부문 최고경영장(CFO),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아왔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