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일 후면 전 세계가 열광하는 2002 월드컵대회가 한국과 일본에서 막이 오른다.전 세계에서 연인원 600억명이 31일간 TV를 통해 월드컵 축구시합을 시청할 것이고 2만5,000여명의 대회 참가자와 40만명의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V나 활자매체를 통해, 또는 관광객들의 체험을 통해 우리 나라의 모습은 대회기간 내내 있는 그대로 전 세계에 알려질 것이고, 그것도 일본과 비교되면서 세계인에 의해 평가될 것이다.
우리 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대회 운영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 규모의 대회 운영은 치밀한 계획과 빈틈없는 집행이 요구되지만 이미 88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우리에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테러방지와 안전대책, 숙박ㆍ관광, 교통, 환경ㆍ위생 등 경기 외적인 분야는 국무총리실에 정부지원점검단을 설치하고 유관기관 및 단체의 상황실을 통해 일일점검하고 있기 때문에 잘 진행될 것으로 본다.
자랑할만한 경기장 시설, 유구한 역사가 배어 있는 문화와 관광 유적지, 최단 기간에 이룩해 낸 경제 성장의 현장과 함께 역동적인 삶의 모습 등 우리는 세계에 보여주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 많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이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시민 의식의 수준이다.
친절, 질서, 청결이라는 문화시민의 덕목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가정이나 학교, 직장에서 끊임없이 교육 받았고 공공 기관이나 언론에서 계속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해 문화시민의식의 중요성과 실천의 필요성에 대해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아직도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사람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다.
화장실이나 버스정류장 앞에서 한 줄로 서기가 잘 안되고 있으며 차선이나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 때문에 교통혼잡 및 교통사고가 빚어지고 있다.
또 옆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가래침 뱉기나 담배꽁초·쓰레기의 무단 투기를 보면 우리의 시민의식이 선진국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문화시민의식은 월드컵대회 기간에 외국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 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경제 성장을 위해 우수한 인적 자원과 사회간접자본과 같은 물적 자본이 필요했듯이, 선진국에 진입한 지금부터 우리에게는 남을 배려하고 신뢰하는 사회적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
남보다 조금 빨리 가기 위해 질서를 위반하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 등 남을 불신하고 배려하지 않는 사회 풍토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사회적 비용을 요구한다.
이 비용은 결국 세금이나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의 상승 등으로 국민 스스로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개인에게는 이익이 될 것 같은 행동이 사회 전체에는 불이익을 안겨줘 결과적으로 개인도 피해를 보는 ‘집합행동의 딜레마’를 슬기롭게 극복한 국가만이 지금까지 선진국으로 남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승우·월드컵 문화시민운동협의회 운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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