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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라이벌] 홍명보 - 말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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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라이벌] 홍명보 - 말디니

입력
2002.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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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는 올 해 초의 부진을 끊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1, 2월 성적이 2무4패(승부차기 1승은 무승부로 기록)인 데 비해 3,4월에는 2승2무를 기록했다.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조 예선 상대인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에만 집중돼 있는 관심을 2라운드 이후로도 돌려볼 필요가 있다.

6월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초록 그라운드에는 붉은 색과 푸른 색 유니폼으로 선명하게 대비되는 두 나라 선수들이 마주 서 있다. 특히 백전노장 2명이 강렬한 눈빛을 주고 받고 있다.

한국의 홍명보(33)와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의 파올로 말디니(34).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8강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될 상대는 일본에서 조 예선을 하는 G조 국가.

가장 유력한 후보는 월드컵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2번씩 기록한 이탈리아다. 한국은 D조 2위로 16강 진출을 기대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G조 1위가 목표다.

두 나라의 의지가 현실이 된다면 한국과 이탈리아는 6월17일 전주에서 8강 진출을 놓고 단판승부를 벌인다. 16강 진출을 낙관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이미 천안 국민은행(옛 주택은행) 연수원을 베이스캠프로 정해 놓았다.

홍명보와 말디니는 팀 최고 베테랑이라는 사실 이외에도 여러 면에서 닮았다. 두 선수 모두 4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때부터 본선무대에 섰다.

둘은 A매치 출전기록 행진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홍명보의 A매치 기록은 123회(국제축구연맹 집계로는 121회)이고 말디니는 121회다. 강한 카리스마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백전노장의 저력이 발휘되는 위치는 주로 수비다. 둘은 10년 넘게 두 나라 수비의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수비의 뒷받침 없이는 공격도 불가능하다는 히딩크 감독의 ‘수비 우위론’의 중심에는 홍명보가 자리한다. 상대 공격수를 놓치지 않는 스펙트럼이 넓은 시야와 정확한 위치선정은 홍명보의 오랜 경험의 산물이다. 때로는 공격의 물꼬를 트고 경기의 완급을 조율하는 책임도 맡는다.

말디니의 주포지션은 왼쪽 백. 빈틈없는 측면수비는 물론 탁월한 오버래핑 능력을 갖춰 윙백의 교과서라는 별칭이 주어졌다. 중앙수비수로도 기용된다. 카테나치오, 즉 빗장수비의 지휘자가 바로 말디니다.

차범근 전대표팀 감독은 98년 월드컵 당시 말디니를 예로 들면서 “플레이메이커는 사람이 아니라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측면 수비수 말디니가 플레이메이커 역할도 한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말디니의 생일은 6월26일이다.

만약 이탈리아가 한국을 딛고 8강에 진출한 뒤 다시 4강에 오른다면 준결승을 6월25일 서울에서 갖게 된다. 준결승전 승리는 월드컵 고별무대에서 뛰는 말디니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큰 경기일 수록 베테랑의 책임과 역할은 커진다. 사상 처음으로 2라운드 진출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타게 될 한국과 전 대회 8강 탈락의 수모를 털어내야 하는 이탈리아의 16강전을 미리 해부할 때 홍명보와 말디니, 두 베테랑에게 눈길이 가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 프로필

▽홍명보 말디니

팀:포항

생년월일:1969년 2월12일

체격:181㎝ 73㎏

A매치 출장기록 :123회ㆍ9골

대표팀 첫 발탁 :1990년

▽말디니

팀:AC밀란

생년월일:1968년 6월26일

체격:187㎝ 85㎏

A매치 출장기록 :121회ㆍ7골

대표팀 첫 발탁 :1988년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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