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는 소니, 컴퓨터는 델, 휴대폰은 노키아, 반도체는 인텔 수준까지…. 삼성이 2010년까지 세계 전자업계에서 각 분야별 톱 3진입을 목표로 하는 청사진을 내놓았다.삼성은 이를 위해 홈, 모바일, 사무 네트워크, 핵심부품 등 4대 전략사업군의 사업구조를 1위 제품 중심으로 전면 재편키로 했다.
삼성은 19~20일 경기 용인시 그룹연수원에서 이건희(李健熙) 회장 주재로 전자계열사 사장단 합숙토론회를 갖고, 10년 후 중장기 성장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은 2010년 회사비전을 ‘디지털 컨버전스 혁명을 주도하는 회사’로 정하고,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 ▦PDP TFT-LCD 유기EL과 같은 디스플레이 ▦광통신 등 중장기 육성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이 같은 분야에서 세계 톱3 달성을 위해, 전자 SDI 전기 등 관련 계열사간 사업영역을 재조정하는 그룹내 ‘빅딜’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삼성은 금명간 생명 화재 증권 카드 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들도 중장기 비전 및 일류화 전략마련을 위한 사장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합숙 토론회는 수면ㆍ식사를 제외하고 토론만 20시간이 넘는 삼성 특유의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다. 당초엔 전자 계열사 사장단만 참석하는 소규모 토론회로 준비됐지만, 이 회장이 직접 회의주재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전자 SDI 전기 코팅 생산기술원 등 전자계열사 사장단 및 구조조정본부 팀장급 임원 등 26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전략회의로 성격이 바뀌었다.
19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첫날 회의는 새벽 2시까지 진행됐으며, 이튿날도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됐다.
○…이 회장은 이날도 ‘10년 대비론’을 역설했다. 이 회장은 “IMF위기를 극복하고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1993년 신경영때 10년을 내다보고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라며 “결코 자만하지 말고 10년 후 세계 1위 달성목표와 전략을 지금부터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계열사 및 사업부간 협조와 공조를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계열사ㆍ사업부간 ‘제살깎기 경쟁’문제를 염두에 둔 듯 이 회장은 “제품수명이 짧아지는 전자제품 시장변화에서 첨단 기술력을 확보하려면 사업부간 원활한 협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사업 시너지를 키우려면 계열사 및 사업부 경영진간 이해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 회장의 지시로 마련된 세계 1등 제품 전시회. 회의장에는 소니의 디지털TV, 델 컴퓨터, 노키아 휴대폰,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산요의 2차 전지 등 14개 세계 1위 기업 제품과 중국 하이얼 등 4개의 급부상 회사 제품이 전시됐다.
이 회장은 이들 제품을 삼성제품과 비교하면서 기술 디자인 소비자편의 등 세세한 부분까지 코멘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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