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채권단의 적극적 지원으로 조기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 주택사업 등을 강화해 옛 명성을 하루빨리 되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외환위기 이후 워크아웃에 들어간 국내 건설사중 지난 11일 가장 먼저 ‘클린 컴퍼니’로 탄생한 남광토건 이범익(李範益ㆍ55) 대표이사 사장은 그 공을 그 동안 묵묵히 따라준 직원들과 상생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준 채권은행에 돌렸다.
중견건설업체 남광토건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1998년 11월. 당시 자본금은 완전 잠식돼 마이너스 1,149억원이었고 차입금은 3,542억원에 달했다.
98년 한 해 적자만 1,856억원이었다. 차라리 문을 닫고 빚잔치를 하는 게 채권단으로서는 눈에 보이는 이익이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채권단을 설득해 1999년 3월 워크아웃을 이끌어낸 후 끊임없는 구조조정과 채무 재조정을 통해 당초 계획보다 1년을 앞당겨 워크아웃을 끝냈다.
직원들을 600명에서 370명으로 줄이는 아픔을 겪으면서 임직원의 상여금 반납과 봉급을 동결했다. 수익성 없는 자산도 모두 내다 팔았다.
미수채권 회수에 주력하는 가운데 잇따른 분양 성공으로 선투자한 택지비를 조기 회수할 수 있었다. 특히 철도 토목분야의 특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공공공사 수주에 전력을 기울였다.
남광토건은 1999년 이 부문 정부발주공사 수주 4위를 기록한데 이어 2000년에는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토목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남광토건은 3년 연속 당기순이익을 달성했고 지난해말 기준으로 수주 잔고 1조원을 유지하고 있다.
당기 순이익은 99년 114억원을 기록했으며 2000년 77억원에 이어 지난해 150억원을 달성했다. 차입금도 98년 3,452억원에서 지난해 953억원으로 줄었으며 2003년 말까지 채권단에 모두 갚기로 했다.
남광토건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는 이 사장의 열정에 감동한 채권단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부분 기업들의 CEO(최고경영자)를 바꾸면서도 그는 교체하지 않았다.
이 사장은 남광토건의 워크아웃 조기 졸업은 채권은행의 동반자적 신뢰관계가 큰 몫을 했다고 강조한다. “회사 임직원의 굳은 회생의지를 확인한 채권단은 99년 3월 워크아웃 결정을 내리며 636억원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해주고 공사 수주를 위해 함께 뛰어주었다.
채권을 모두 회수하면서 기업도 살리는 명실상부한 ‘윈-윈’의 수범사례를 보여줬다” 채권단은 나아가 올해 말까지 이자를 5%로 우대하고 2003년에는 1년짜리 정기예금금리에다 1%포인트만 추가하기로 하는 등 전폭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채권단은 앞서 워크아웃 기업 최초로 남광토건 임직원에게 3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주택부문 사업을 강화해 토목과 주택매출 비율을 50대50으로 맞출 계획”이라며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선진금융기법을 통한 공격적 경영으로 2004년까지 중견 건설사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