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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훈장받는 '민들레집' 김말순씨 "훈장보다 애들 치료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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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날 훈장받는 '민들레집' 김말순씨 "훈장보다 애들 치료비를"

입력
2002.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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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 대신 우리 아이들 치료 받을 수 있게 후원금으로 주시면 좋겠는데.…”20일 2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중증장애인 생활시설 민들레집(경남 거제시 장승포동)의 김말순(金末順ㆍ75ㆍ여) 원장은 수상의 기쁨 보다는 아이들 걱정부터 앞선다.

정신지체, 신체장애 등 119명 장애아들의 보금자리인 민들레집. 이곳에는 16년을 한결같이 장애인의 어머니로 살아온 그의 숨결과 손길이 함초롬히 배어 있다.

그는 깊은 밤에도 뼈가 부서지는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아이들 곁을 떠날 수 없어 숙소마저 아이들 보금자리 안에 잡았다. 아이들 숙소 한켠에 꾸민 1평 남짓한 조그만 방 한 칸이 그가 가진 전부다. “아이들이 말도 못하고 아파서 신음할 때면 내가 대신 아팠으면 해요. 꼭 안아주면 엄마 품인줄 알고 잠들곤 하지요.”

김 원장의 헌신적인 삶은 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전쟁 폐자재로 지은 애광원의 보모장으로 아이들과 아픔을 함께 하기 시작한 것은 1952년. 당시 한국전쟁의 폐허속에 버려진 700여명 고아들을 돌봤다. 그는 단순한 장애아 보육에 그치지 않았다.

“공부해야 살아 남는다”는 신념으로 자는 아이들을 깨워 공부시키곤 했고, 결혼을 앞둔 ‘아이’가 “식장에서 이모 역할을 해달라”는 간청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 원장은 “식장에 찾아온 사람들이 이모를 많이 닮았다고 했을 때, 한 아이가 부부 싸움하고 친정이라고 찾아왔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전란 중에 교편을 잡던 남편이 납북당하는 아픔을 겪고 핏덩이 외아들을 혼자 키웠지만 개인사는 한사코 밝히기를 꺼린다.

외아들의 거처를 묻는 물음에는 “2년 전 폐암으로 먼저 저 세상으로 갔다”고 나지막한 소리로 얘기하곤 눈물을 떨궜다.

그는 요즘 또 하나의 근심이 생겼다. 올해 완공을 앞둔 심리운동 치료실 공사 비용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금 3억원을 받았지만 그의 고집대로 ‘최고의 시설’을 만들려면 1억2,000만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후원 문의(055)681-7524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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