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19일 사실상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처음으로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노 후보는 부산상고를 나왔고 부산에서 인권 변호사로 활약했으며 13대때 부산 동구에서 첫 금배지를 달고 정치에 입문했다.
자연히 노 후보를 맞는 부산의 분위기도 여느 때와 달랐다. 노 후보는 이날 형식적으로는 20일의 대선후보 경선 선거운동차 이 곳에 왔으나 에 가는 곳마다 “축하한다”는 인사를 받기에 더 바빴다.
노 후보가 이날 기자간담회와 지구당 순방을 통해 언급한 내용도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이 지역에서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구상과 12월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말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노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부산 울산 경남 중에서 한 곳도 못 건지면 재신임을 묻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면서 “울산에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부산 경남에서는 이길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있다”고 장담했다.
노 후보는 부산시장 후보의 경우, 부산에서 인권변호사로 함께 활동한 문재인(文在寅) 변호사를 유력하게 소개하면서 “그 동안 거론됐던 사람들 보다는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나와야 한다”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노 후보는 다만 “문 변호사를 포함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고 있으며 나머지 예비 후보들은 정치적 관계 때문에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해 정계개편을 의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노 후보는 이어 “영남지역에서의 역풍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하면서 본선에서의 자신감을 보다 강하게 표출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나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묶으려고 하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면서 “이미 시대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 후보는 “사람이 실수를 하게 마련이지만 조선일보처럼 일년 내내 두들겨 패면 그 신문은 신뢰에 큰 상처를 입게 되고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이인제(李仁濟) 전 고문의 후보 사퇴 등으로 충청지역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 지역의 대표적 정치인들이 소외감을 유발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보일 때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분열적 구도를 만들어내지 않도록 정치 지도자가 노력해야 한다”며 이 전 고문의 향후 행보에 제동을 거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노 후보는 1인 지배정치,가신·측근 정치,권위주의적 특권 정치 등을 '3감식 정치행태'로 지적한 뒤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대통령이 되면 이 행태가 다시 이어진다"며 이 전 총재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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