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포기한 이인제(李仁濟ㆍIJ) 전 고문이 19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ㆍJP) 총재가 만나자면 언제든 만나겠다”고 말했다.JP가 공개적으로 회동을 제의한 지 불과 하룻만이다. 주변에서는 벌써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는 28일 직후쯤이면 회동이 성사될 것으로 예측한다.
두 사람은 “위로해 주는 자리”(JP), “JP의 얘기를 들어보는 만남”(IJ)로 정치적 의미를 지우고 있지만 정치권의 시선은 예사롭지 않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다분한 노선 투쟁이 한창이다.
무엇보다 현재의 상황을 ‘반노무현 비이회창’을 기치로 한 정계 개편으로 타개해 보려는 계산도 비슷하다.
물론 이런 속내에도 불구하고 현재 서로의 산법은 조금 달라 보인다. JP쪽이 연대에 보다 적극적이다.
JP는 설득만 할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IJ와 손잡고 싶어 한다. 조바심을 내는 몇몇 측근들은 지방선거전에 자민련과 IJ측을 통합하는 소규모 정계개편을 단행, 교섭단체도 복원하고 텃밭인 충청권도 지켜야 한다고 건의할 정도다.
JP는 여의치 않을 경우 지방선거 때까지는 느슨한 가운데 정서적 연대를 유지하고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 때 ‘JP+IJ’카드를 보수세력을 묶는 구심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JP가 회동을 지렛대로 분명한 계산과 목표의식 아래 연대를 추진하는 반면 IJ는 “JP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JP와 적극적으로 손잡고 신당 창당을 도모하자는 주장이 없지는 않지만 JP와의 연대로 자신의 이미지가 충청과 보수로 굳어지는 걸 부담스러워 한다.
IJ가 “JP와 만나면 주로 듣겠다”고 말한 데서 그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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