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崔元錫·59) 동아건설 전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복귀했다.동아건설은 1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최원석 전 회장과 이창복(李彰馥) 저너 사장, 박광빈(朴光彬) 변호사, 이용업 상용종건 대표이사 등 4명을 참석 주주 만장일치로 등재이사에 선임했다.
동아건설은 또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어 최 전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이 전 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추대했다.
최 전 회장은 이로써 1998년 5월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후 약 4년 만에 권토중래(捲土重來)에 성공했다.
이번 주총은 현재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동아건설의 희생을 위해 최 회장의 복귀를 강력히 요청한 소액주주들에 의해 개최됐다.
회장직을 수락한 최 회장은 이에 따라 향후 채권단 및 파산관재인 등과 협의를 통해 파산폐지, 강제화의 절차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제의를 받고 많은 고민을 했다"며 "이제 이 한 몸 사리지 않고 동아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곧 채권단이 수긍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회생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채권단도 전체적인 눈으로 바라봐,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새로운 이사회가 추진할 회생방안으로는 중국 최대의 대수로 사업인 남수북조(南水北調) 사업, 리비아 대수로 3·4차공사 수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동아건설은 현재의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로 사업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인데다 채권단측이 파산번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회생여부는 불투명하다.
동아건설 파산관재인 권광중 변호사는 최근 "파산회사 이사회는 주식회사 집행기관으로서의 경영권이 없다"며 "최 전 회장이 이사로 선임되더라도 이는 경영복귀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주총은 5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 의결권이 있는 주식 4,164만4,620주의 51.8%인 2,158만6,944주가 결의에 참여한 가운데 이사선임 및 이사보수한도를 무보수로 하는 안건을 승인한 뒤 30여분 만에 끝났다.
◈ 최원석 회장 일문일답 / "김포 매립지 되찾고 싶다"
최원석(崔元錫) 동아건설 회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물러날 때는 동아가 좀더 발전해서 좋은 회사가 될 것이라 믿었지만 회사가 결국 이 지경이 돼 비통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_중국 남수북조 사업 진행상황은.
“양쯔강의 물을 중국 북부지역으로 끌어올리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 640억달러 규모의 대공사다. 지난해 12월 중국을 초청 방문, 동아건설이 중국 건설업체와 함께 공사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파산절차가 진행중인 현재 상황에서는 입찰참여가 불가능하다.”
_정부나 채권단 측과 협의한 적 있나.
“앞으로 채권단측과 상의할 예정이다. 살릴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 파산관재인으로부터도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다.”
_1999년 정부에 매각된 김포매립지에 아쉬움이 많을 텐데.
“공시지가의 반값에 판 것은 억울하고 아깝다. 김포땅만 있어도 회사가 파산까지 가진 않았을 것이라는 게 주주들의 생각이다.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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