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최고층 건물인 30층짜리 빌딩에 경비행기가 충돌하는 사고로 전세계가 발칵 뒤집히는 소동이 빚어졌다.비행기 엔진 고장과 조종사의 심장마비로 인한 단순 사고로 밝혀지기까지 수 시간 동안 제2의 9ㆍ11 테러가 아닌가 하는 공포가 세계를 뒤덮었다.
공교롭게도 사고 유형이 지난해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WTC)를 겨냥해 발생한 9ㆍ11 테러와 거의 똑같았기 때문이다. 뉴욕과 밀라노 모두 금융 중심지이며, 사고가 난 피렐리 빌딩과 세계무역센터는 두 나라 경제 발전의 상징물이다.
사고 직후 이탈리아 공군이 1급 경계령을 발령했다 해제했고 동유럽 순방 중이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급히 귀국했다. 마르셀로 페라 상원의장은 국영 RAI TV에 출연해 “테러인 것 같다”라고 말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미국 백악관도 긴급 브리핑을 여는 등 촉각을 곤두세웠다.
세계 주식 시장도 요동쳤다. 사고 직후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160여 포인트 급락했다 1시간 만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항공 금융 관련주들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빌딩의 전 소유주인 타이어회사 피렐리사의 주가도 2.5% 이상 뒷걸음질쳤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부상했다. 사고기는 4인승 관광용 경비행기인 파이퍼 에어커맨더로 당시 조종사 1명만 타고 있었고 충돌한 25층부터 30층까지가 보수 공사 중이어서 다행히 피해가 적었다.
한편 사망한 조종사 루이지 파술로(68)의 주변 인물들은 사업 실패로 재정 파탄 위기에 처한 그가 일부러 사고를 냈을 것이라며 자살극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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