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서 한국과 격돌하는 폴란드와 미국이 잇따라 부진했지만 포르투갈은 회복세를 보였다.한국의 월드컵 D조 1차전 상대 폴란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데이인 18일 홈그라운드 비드고슈치에서 가진 루마니아와 평가전서 1-2로 패했다. 지난달 28일 일본에 0-2로 진 폴란드는 2연패의 부진에 빠짐으로써 한국팀으로선 해볼만한 상대라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귀화한 흑인 스트라이커 올리사데베가 빠진 폴란드는 전반 활발한 공격을 펼쳤으나 30분께 가네아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5분만에 다시 무트의 추가골로 무너졌다.
미국도 더블린에서 열린 아일랜드와의 어웨이평가전서 1-2로 졌다. 미국은 전반 6분께 상대 마크 킨젤라의 논스톱 발리슛에 첫 골을 빼앗겼으나 34분 존 오브라이언의 왼쪽 코너킥을 포프가 헤딩골로 연결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후반 체력저하를 보이며 38분께 개리 도허티의 헤딩슛을 막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올 초반 7승1무의 상승세를 타던 미국은 최근 이탈리아(0-1) 독일(2-4)전에 이어 3경기 연속 패했다. 포르투갈은 리스본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경기서 콘세이상의 선제골로 1_1로 비기고 지난 달 핀란드전 대패(1-4)의 충격을 어느 정도 수습했다.
잉글랜드는 리버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홈경기서 마이클 오언의 선제골 등에 힘입어 4-0으로 대승, 최근 3무1패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아르헨티나는 독일 원정경기서 전반 43분 수비수 후안 파블로 소린의 헤딩골로 1-0으로 승리했다.
또 프랑스는 러시아와의 홈경기서 0-0으로 비겼고 스페인은 북아일랜드를 5-0으로 완파했다. 한편 일본은 전날 열린 홈경기서 한국의 평가전(20일) 상대인 코스타리카와 1-1로 비겼다.
■포르투갈-브라질 / "역시 피구" MF진 최강전력 과시
한국의 조 예선 마지막 상대 포르투갈은 역시 미드필드진이 세계 최강급으로 꼽힐만 했다. 피구가 가세한 포르투갈은 지난달 핀란드전 당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우승후보의 위용을 과시했다. 공격을 거의 혼자 이끌어 가는 피구는 한국선수들의 경계대상 1호다.
피구는 브라질의 집중수비에 막혔지만 간간이 내주는 패스는 위협적이었고 결국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브라질 수비가 피구에 집중된 틈을 타 주앙 핀투와 콘세이상이 피구 못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핀투는 완벽한 볼콘트롤과 개인기로 브라질 수비를 흔들었다. 왼쪽 날개로 뛴 콘세이상은 후반 16분 피구의 전진패스를 받아 선취골을 터뜨려 멋진 콤비플레이를 과시했다.
포르투갈은 포워드 보다는 미드필드진이 위협적이다. 한국의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으로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약점도 있다. 전반 중앙수비를 맡았던 코투가 체력저하로 후반 안드라데와 교체되어 나간 뒤 허점이 많이 생겼다. 안드라데가 경험이 부족한 탓이다. 또 오른쪽 측면 수비수 아벨 사비에르와 왼쪽의 루이 조르게가 스피드와 순발력 부족으로 공간을 내주는 문제를 드러냈다.
한국의 빠른 측면 돌파가 이루어진다면 수비는 그리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폴란드-루마니아 / 폴란드 수비 스피드에 취약 재확인
폴란드가 수비 조직력에서 또다시 문제를 드러냈다. 지난달 한국전에 대비한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상대의 압박과 배후침투에 무너지며 0-2 완패를 당한 폴란드는 루마니아에게도 똑 같은 약점을 노출했다.
공수의 핵인 올리사데베(파나티나이코스)와 바우도흐(샬케04)가 빠졌지만 장신 수비수들은 게으르다는 혹평을 들을 만큼 움직임이 둔했고 미드필더와 공격수들도 전반 초반을 제외하고는 상대 수비를 흔들지 못했다.
루마니아의 가네아가 전반 30분 터뜨린 슛은 폴란드 수비진의 엉성한 조직력을 그대로 드러냈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GK 두덱(리버풀)이 한차례 쳐낸 공을 되잡은 가네아가 중앙으로 10여m를 드리블해 오는 동안 수비수들은 자리만 지켜 조직력의 문제를 드러냈다.
두번째 골도 수비수가 굴절된 프리킥을 걷어내지 못해 내준 것이고 후반 24분 페널티킥도 상대의 빠른 돌파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 얼굴이 가세했지만 포백은 상대의 빠른 패스와 배후침투, 개인기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폴란드는 일본 루마니아 등 빠른 팀에 약점을 보였다. 스피드면에서 강점이 있는 한국으로선 일단 자신감을 가질만 하다. 하지만 손발을 맞출 기회가 적었던 폴란드가 본선에서는 조직력이 월등히 강해질 것이라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미국-아일랜드 / 美 측면수비 약점 노출 3연패
한국의 1승 제물 미국을 따돌릴 해법은 쉴 틈 없는 미드필더진의 압박, 강한 체력과 기동력으로 집약된다. 최근 두 차례 평가전서 미국의 수비는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은 부상에서 복귀한 주장 클라우디오 레이나의 노련한 경기운영을 앞세워 아일랜드에 맞섰지만 미드필드 싸움의 열세와 수비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AP통신은 “만약 아일랜드전처럼 수비를 한다면 미국의 아시아 여행(월드컵)은 매우 짧아질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특히 측면수비의 약점을 노출, 일자수비라인이 무너지는 원인을 제공했다.
미국의 올해 성적은 8승(승부차기 1승 포함) 3패. 이탈리아(0-1) 독일(2-4)에 이어 아일랜드까지 유럽국가에게 모두 졌다. 강한 압박과 스피드를 앞세운 유럽식 스타일에 약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은 후반전 급격한 체력저하를 노출했다.
브루스 아레나 미국감독은 “마지막 10분동안 간신히 공만 쫓아다녔지 제대로 뛰지를 못했다. 그래서 아일랜드에 두번 째 골과 승리를 헌납했다”고 불만스러워 했다.
유승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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