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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신범 팩스' 관련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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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신범 팩스' 관련 공방

입력
2002.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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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8일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이 지난해 김무성(金武星) 당시 총재비서실장에게 보낸 팩스 문건 때문에 당이 이 전의원과 대통령 3남 홍걸(弘傑)씨의 뒷거래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자 이를 극구 부인하며 홍걸씨 비리 공세의 초점이 흐려질 가능성을 경계했다.김 의원은 “유선호(柳宣浩)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신임 인사차 당사를 방문했을 때 이 전의원과 홍걸씨가 서로 잘 얘기해서 고소를 취하하도록 하자고 요청한 일은 있다”며 “이후 합의됐다는 이 전의원의 연락을 받았으나 돈을 받았다는 사실은 한 달후에나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시 이 전의원이 전화와 팩스로 미국에서의 재판 진행상황 등을 수시로 알려왔으나 도움을 준 적이 없으며 총재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홍준표(洪準杓) 의원도 “지난해부터 이 전의원과 하루 몇 번씩 통화를 했지만 그가 홍걸씨로부터 10만 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을 한 달 전에야 알았다”고 당 지도부의 사전 인지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또 “10만 달러의 출처에 의혹의 소지가 있었지만 소송비용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이 전의원을 생각해 그냥 덮어 두었다”고 소개했다.

한나라당은 “홍걸씨의 소송 대리인인 윤석중(尹晳重) 청와대 해외언론 비서관이야말로 홍걸씨 비리 은폐를 위한 청와대 개입의 증거”라며 역공을 폈다.

■민주당은 18일 이신범 전 의원이 김홍걸씨에게 소송 취하 합의금을 받는 과정에 한나라당측과 협의했음이 드러나자(본보 18일자 1ㆍ3ㆍ4면 보도) 한나라당을 ‘거당적 조직 공갈단’이라고 격렬히 비난하는 역공을 취했다.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임채정(林采正) 국가전략연구소장은 “이런 수법으로 긁어 모은 얘기로 정형근, 홍준표 의원이 번갈아 공세를 펴왔다”며 “한나라당은 거당적 조직 공갈단”이라고 비난했다.

김영배(金令培) 대표직무대행, 김덕규(金德圭) 선관위 집행위원장도 ‘뚜쟁이’ ‘협박공갈꾼’ ‘사기꾼’ 등의 단어를 동원하며 이 전 의원을 집중 성토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전 의원의 행위를 ‘더러운 거래’라고 규정한 뒤 “대통령 아들과 청와대가 이 더러운 거래에 연루된 데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한나라당도 여기서 나온 얘기로 정치공세의 소재로 삼는 부도덕한 행위를 해왔다”고 비난했다.

이날 민주당은 회의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이 전의원의 보고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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