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18일 울산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경선에서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59%의 지지를 얻어 ‘이회창 대세론’을 재확인했다.이 후보는 79.3%의 지지를 받은 인천 경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울산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과시, 적어도 당내에서는 자신이 유일한 대선 후보임을 입증한 것이다.
울산에서는 5개 지구당 가운데 최병렬(崔秉烈) 후보의 선대 본부장을 맡은 최병국(崔炳國) 의원을 빼고는 4곳의 위원장이 이 후보 지지를 선언, 이 후보가 과반수를 넘길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었다. 문제는 영남에서 처음 치르는 경선인 만큼 최 후보의 영남후보론이 선거인단에 어느 정도 호소력을 가질까 하는 부분이었다.
최 후보측은 비록 이 후보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조직 등이 절대적으로 취약한 상황에서 30% 가까운 지지를 확보, 추격의 불씨는 살려놓았다고 자평했다.
인천경선에서 불과 5.6%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던 최 후보의 선전으로 영남 후보론이 한나라당 경선에서 가장 잠재력을 지닌 변수라는 사실도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이와 달리 이부영(李富榮) 후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민주노동당 인사가 구청장을 맡은 이 지역의 진보 성향을 겨냥한 ‘개혁 후보론’으로 이변 가능성을 기대했으나 9.7%로 3위에 그치자 다소 맥 빠져 했다.
이회창 후보는 자신의 득표율보다는 인천(60.3%)에 비해 오히려 올라간 투표율(69.3%)에 더 의미를 부여했다.
자신의 독주가 확인된 것은 다행이지만 일방적 분위기로 투표율이 낮아지는 등 흥행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당내의 우려는 어느 정도 불식됐다는 판단에서다.
이 후보가 당초 예상한 70%대의 득표율에 못 미치는 득표를 했음에도 표정이 밝았던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 후보 스스로 “최소한 타 후보들이 불공정 시비는 제기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날 경선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에는 경선무용론이 여전해 귀추가 주목된다. 당내에서는 “50억원이 넘는 당비를 써 가며 결과가 뻔한 경선을 계속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마저 나오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정치력을 발휘, 타 후보들이 모양 좋게 물러나게 하고 당력을 모아 대여 투쟁에 전념하는 윈윈전략을 택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담합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최ㆍ이부영 후보 등이 여전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울산=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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