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예닌 등을 점령ㆍ공격하면서 민간인 수백 명을 집단학살했는지 여부가 인권 차원에서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다.팔레스타인측은 민간인 400~500명이 학살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들을 색출하기 위한 작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했을 수는 있지만 고의적인 학살은 전혀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16일 유엔 인전보장이사회 등에 즉각적인 현장 조사를 촉구했다. 국제구호단체들은 이스라엘이 전쟁중 민간인 보호에 관한 제네바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측은 일부 기자의 예닌 취재를 허용했을 뿐 아직 현장 조사는 허용치 않고 있다.
앰네스티는 이날 올 2월 27일 이후 자치지역에서 벌어진 이스라엘군의 인권유린 행위를 기록한 보고서(www.amnesty.org)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의료진을 포함한 민간인에 대한 불법적ㆍ치명적 무력 사용 ▦즉결 처형 ▦가옥과 기반시설에 대한 자의적 파괴 ▦고문 및 잔혹한 처벌 ▦약탈 등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적 민간단체인 인권감시(Human Rights Watch)도 이날 이스라엘군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아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소탕작전에 나섰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앰네스티 보고서 요지.
4월 8일:나블루스에서 이스라엘군 6명이 알 바크 이슬람 사원 응급실로 들이닥쳤다.의사 엘 와위 박사는 이스라엘 인권단체 비첼렘에 '군이 민간인들 어깨에 총을 건 채 인간방패로 앞세우고 들어왓다'고 밝혔다.
4월 6일:예닌에서 군이 가옥들을 파괴해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죽었다고 난민촌 주민들이 보고했다.이 사건은 이스라엘 종군기자 론 레스헴이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에 보도해 확인됐다.AFP통신은 이 신문을 인용,"불도저 2대가 집들을 파괴하고 때로 투항을 거부한 사람들을 그 아래 매장한다"고 전했다.
3월 29일:군이 카이로-암만 은행 건물에 포를 쏘아 팔레스타인 보안요원 5명이 부상했다. 군은 이들의 머리나 목에 총을 한 발씩 쏘았다.
3월 11~12일:팔레스타인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군이 야발리야에서 무차별 사격을 가해 보행자들이 살해됐으며 특히 농아자 등 군의 정치 명령 등을 잘못 듣고 움직이다 총에 맞은 사람들이 많았다.
3월 10일:무장조직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요원으로 추정되는 살라(23)가 검문소에서 붙잡혀 손을 뒤로 묶인채 사살됐다.AFP통신과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LAW는 인근 아파트 주민이 체포에서 사살까지의 과정을 찍은 사진과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했다.
3월 8일:베들레헴 난민촌에서 다섯 자녀의 어머니인 하와자(31)가 살해됐다. 군이 그의 집을 거점으로 확보하기 위해 폭발물로 문을 파괴했기 때문이다.이 사건은 채널 2 방송 등 이스라엘 언론에 보도됐다.
한편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조국(UNRWA)은 17일 성명을 발표,4월5일 현재 350여 대의 앰뷸런스가 부상자 접근을 차단당했고,185대의 앰뷸런스가 총격을 받았다고 밝혔다.이스라엘군 총격으로 의료요원 6명이 죽고 다수가 부상했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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