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다시 랠리를 시작하며 1,000벽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지수 상승폭에 걸맞는 수익을 냈다는 개인 투자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최근의 시장흐름이 개미들이 따라잡기에 버거울 정도로 국내외 변수에 따라 널뛰기를 하는데다, 종목들이 골고루 상승하는 평준화 장세가 아니라 일부 실적 우량종목만 선별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 이처럼 종목별로 차별화ㆍ슬림화하는 시장에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개인들은 뒤늦게라도 기관과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우량주들을 따라잡아야 할지, 아니면 종전 투자 포지션을 그대로 가져갈지 고민하고 있다.
▦종목별 차별화 장세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실적장세 진입기에는 지수 흐름보다 확실한 종목이 더욱 중요하다“며 “시장의 초점이 실적에 맞춰져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아니다’라고 생각되는 종목은 미련 없이 버려라”고 충고한다. 시장의 등락에 연연하지 말고 전기전자ㆍ화학ㆍ철강 등 경기호전에 따라 실적회복이 뚜렷한 종목 1ㆍ2가지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그는 “기관들도 지금은 오르는 종목을 상대적 저점에서 매수하는 단계”라며 “오르지 않은 종목을 들고 있으면 계속 소외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른 종목이 더 오른다
최근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들도 지금까지 팔았던 삼성전자 삼성전기 현대차 국민은행 등 우량 블루칩만 집중 매수하고 있다. 17일 2,650억 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들은 18일에도 1,800억원을 사들이며 시장 주도세력으로 재등장했다. 외국인들은 전날 삼성전자 30만주를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도 10만주를 순매수해 이달 초 54%까지 떨어졌던 지분율을 55.14%까지 높였다.
기관들은 주식형 펀드 등에 실탄(고객예탁금)이 들어올 때마다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현대차 LG화학 등 이른바 ‘빅5’를 중심으로 우량주만 펀드에 편입시키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이 쌍끌이하고 있는 이들 빅5는 시가총액만 85조원을 넘어 거래소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반면 개인들이 20일 연속 사들이고 있는 코스닥에선 기관과 외국인들이 오히려 발을 빼 5일 연속 400억원을 순매도했다. 때문에 코스닥 지수는 90선조차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테마나 업종별 순환매 추세도 사라지고 있다.
▦기관화 종목으로 슬림화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종목별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1,000포인트 돌파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개인들이 시장 평균 수준의 수익률을 얻으려면 주가움직임이 둔한 저가주 10주를 팔아 우량주 1주를 사는게 낫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있다.
미래에셋증권 박만순 연구원은 “지수보다는 종목”이라며 “선도주와 주변주의 가격해소 과정이 일단락되면서 앞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대한 재평가 과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기업 경쟁력과 수익력 ▦민영화와 금융구조조정 ▦차별화된 기관화 장세를 시장 주도하는 논리로 꼽고 삼성전자 현대차 국민은행 KT 한국전력 등을 슬림화 유망 우량종목으로 추천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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