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의 청탁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오다 해외로 달아난 경찰청 전 특수수사과장 최성규 총경의 행적을 보면 도피과정에 배후가 있다는 의심을 금할 수 없다.그는 11일 오후 청와대에 가 노인수 사정비서관을 만나고 시내 호텔에서 12일 밤부터 13일 아침까지 최씨 등을 만나 대책을 상의했다.
이어 13일 대책회의 참석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경찰청 사무실에 들렀다가 14일 오전 홍콩으로 달아났다.
최 전 과장은 홍콩에 도착한 지 하루만에 사위와 함께 캐세이퍼시픽 항공편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인도네시아가 최종 목적지였던 셈이다.
그는 뚜렷한 범죄혐의가 드러난 것도 아닌데 해외도피 직전 사무실에 들러 개인 서류파일을 모조리 챙기는 등 신변정리를 하고 출국했다.
도피 출국이 독자적인 결정이 아니라 증거인멸과 비리 관련자 보호를 위해 누군가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됐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노 비서관은 최 전 과장이 11일 업무 협의차 왔지만 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나 최씨와 관련된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 전 과장이 최씨의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된 뒤였는데도 그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는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대통령 친ㆍ인척 관련 사안을 다루는 사정비서관과 특수수사과 책임자가 수습책이나 대응책을 논의하지 않았다면 이는 직무를 소홀히 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일각에서는 최 전 과장이 최씨를 만나 대책을 상의한 것도 검찰에서 진술할 ‘은밀한 사안’에 대해 입 단속을 하라는 지시에 따른 행동이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 전 과장이 배후인물에게서 모종의 임무를 부여받았거나 연결 고리를 끊고 핵심 관련자를 보호하기 위해 출국했다는 설도 들린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기게 마련이다. 해외에 잠시 도피한다고 해서 있는 비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최 전 과장의 조속한 송환과 철저한 수사를 관계당국에 촉구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