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 ‘베티블루 37.2’의 프랑스 감독 장 자크 베넥스.2001년 6월 제1회 서울프랑스영화제 홍보차 한국을 찾은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베넥스를 우울증에서 건진 것은 2000년작 ‘모탈 트랜스퍼(Mortel Transfert)’였다.
정신상담의 미셸(장 위그 앙글라드)은 미모의 환자 올가(엘렌드 푸제홀레)를 상담하던 중 깜빡 잠이 든다.
상담 내용인지 아니면 꿈인지조차도 몽롱한 환상 속에서 누군가가 올가의 목을 졸라 살해한다. 그리고 깨어 보니 소파 위의 올가가 꿈쩍하지 않는다.
정신상담이라는 활동을 통해서 베넥스는 꿈과 무의식, 그 속에 감추어진 일탈적 욕망을 영상으로 끄집어낸다.
미셸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잠 속으로 빠져든다. 올가의 욕망을 매개로, 자꾸만 빠져드는 꿈 속에서 미셸은 자신의 무의식을 엿본다.
프로이트의 늑대인간 에피소드처럼 어릴 적 부모의 성관계를 목격한 것부터 환자들의 성적 도착이나 도벽 등 일탈적 욕망까지. 모두 미셸의 무의식 속에 감추어진 욕망이다.
올가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스릴러 구조.
살인의 진실과 올가의 행각에 대한 궁금증에 긴장을 늦출 새가 없지만, 베넥스는 허를 찌르는 상황 연출로 웃음까지 유도해낸다.
그리고 베넥스의 영상은 여전히 푸르다. 19일 개봉. 18세 이상 관람가.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