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로서 화려한 경력을 쌓겠다는 야심은 없어졌습니다. 음악을 들려준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해졌지요. 늘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서울 등 8개 도시 순회 독주회를 위해 내한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54)씨는 17일 센트럴시티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겸손하되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이번 공연은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 우승에서 출발하는 세계 데뷔 35주년을 기념하는 자리.
그 동안 2000년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 2001년 세종솔로이스츠 협연 등 협연과 실내악으로 거의 매년 꾸준히 내한했지만 독주회로는 3년 만이다.
20대 시절 ‘마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불처럼 뜨겁고 칼처럼 날카롭던 그의 연주는 이제 열정과 카리스마를 가라앉힌 부드럽고 원숙한 것으로 바뀌었다.
“무대에 처음 섰던 어린 시절에는 청중을 휘어잡겠다는 집념에 불탔으나 이제는 청중과 교감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언니인 첼리스트 정경화, 동생인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과 정 트리오를 이뤄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당분간 트리오 계획은 없다”고 했다.
실내악을 완벽하게 하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한데 다들 바쁘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로버트 쿨럭의 피아노 반주로 바흐, 브람스 등의 소나타를 들려줄 예정.
5월 1일 천안, 2일 청주에 이어 18일 수원,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23일 대구, 25일 춘천, 27일 부산, 29일 제주에서 연주한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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