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조금씩 탑을 쌓아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1,000회도 기대합니다. 차근차근 걸어가면 되겠죠.”MC 허참(53)은 1984년 4월 방송을 시작해 20일로 900회를 맞는 KBS 최장수 오락프로그램 ‘가족오락관’을 18년 동안 지켜왔다.
1987년 교통사고로 단 한 번 자리를 비웠을 뿐이다.
83년 말 파일롯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을 때도 그가 진행했다 그동안 그와 함께 진행을 한 여자 MC만 지금의 윤지영 아나운서를 비롯해 오유경 정소녀 김자영 오영실 손미나 변우영 등 15명.
연출자도 현재의 조성호 PD가 20번째다. 총 출연연예인 7,000명, 방청객 8만명.
“30대 중반의 카랑카랑하던 목소리가 지금은 좀 힘이 빠졌죠. 방청객 주부들 중에도 어릴 때부터 재미있게 보던 프로그램인데 결혼해서 방청하러 왔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제나 똑같은 모습일 것 같은 그도 세월의 변화를 실토한다. 사람 만이 아니라 프로그램도 변했다.
사회 유명인사들이 출연해 재치를 겨루던 방식으로 출발했으나, 요즘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게임위주로 구성하고 있다.
훨씬 동적이다. 이전에는 다소곳이 앉아만 있던 방청객도 이제는 서로 마이크를 빼앗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14일 녹화를 마친 900회 특집은 역대 베스트게임 5가지 ‘예! 아니오!’ ‘고요속의 외침’’넷이서 한마음’ ‘스피드게임’ ‘노래방’을 즐기면서 ‘가족오락관’의 역사를 되새긴다.
“‘가족오락관’과 함께 한 시간이 많다 보니 마치 부부사이처럼 느껴집니다.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애정으로 감싸기도 하죠. ‘갈라 서자’는 생각은 단 한번도 들지 않았습니다.”
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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