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기를 잡아가고 있는 노무현(盧武鉉) 후보 진영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노 후보 캠프의 핵심 인사들은 부산,경기,서울 지역 등 남은 경선 준비하랴, 몰려드는 사람들 관리하랴 이중으로 바쁘다.
노 후보측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최근 비교적 소원했던 당내 모 의원으로부터 경제 관련 강연 내용이 담긴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받았다.
노 후보가 자신의 경제정책에 관한 내용을 새롭게 정리할 때 많은 참고가 될 것이라며 노 후보에게 직접 전해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노 후보 바람이 당 안팎에서 일으키고 있는 인적 흡입력의 단적인 예다.
노 후보를 돕겠다고 나선 사람들 중에는 우선 학계, 재계의 전문가 그룹이 눈에 띈다. 소규모 학회나 중견기업가 친목모임 등에서 노 후보 지지를 결의하고 연락을 해오거나 개별적으로 접촉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분야도 경제, 복지, 환경, 보건의료, 공공부문, 법조 등 다양하다. 노 후보는 이미 인터넷 온라인을 통해 김병준(金秉準) 국민대 교수 등을 중심으로 한 1,700여명의 전문가들로부터 정책 자문을 받고 있다.
정치권 내의 변화도 예사롭지 않다. 15일 15명의 지지 의원들이 첫 모임을 가졌지만 당내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의원들도 마음을 바꾸거나 중립지대로 옮긴 의원들이 많다.
21일 경선이 치러지는 경기 지역만 해도 경선 시작 전에는 지지하는 지구당위원장이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으나 이제는 25명을 넘어섰다는 것이 노 후보측 얘기다. 당내 중하위 당직자들도 “할 수 있는 역할을 달라”며 노 후보 캠프에 발걸음을 하고 있다.
노 후보가 주장해 온 정계개편의 전조로 볼 수 있는 움직임도 있다.
부산지역에서 내놓고 노 후보 지지활동을 하고 있는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은 물론 문민정부에서 요직을 지낸 K씨, H씨, 또 다른 K씨 등 현역의원이 아닌 ‘부산 민주계’들이 대거 노 후보를 돕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이는 노 후보측의 부산, 경남, 울산 지역 지방선거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다소 급진적으로 보이는 노 후보의 개혁 색채를 보완해 주겠다는 제의도 있다는 것이 노 후보측 얘기다.
현 정부에서 안보 관련 요직을 거친 L씨도 노 후보측에 선을 대고 있고 지난 정부에서 각료를 지냈던 L씨, H씨 등도 노 후보측과 교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3만여명에 육박하고 있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의 돌풍 효과는 이미 알려진 대로이고 노 후보를 지지하는 변호사 150여명, 문화 예술인 500여명도 지지선언을 했다.
16일에는 여성계 인사 230여명이 지지선언을 했다. 물론 노 후보측이 환영하는 분위기 일색은 아니다. 노 후보측은 “대선후보가 될 경우 노 후보를 당의 공조직에 넘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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