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프로야구 / 김진우 "프로를 재우려 왔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프로야구 / 김진우 "프로를 재우려 왔다"

입력
2002.04.17 00:00
0 0

한국 프로야구에 모처럼 대형 투수가 나올 것 같다. 기아의 초특급 루키 김진우(19)가 바로 그 재목감이다.9일 현대전에서 6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더니 14일 SK전에선 8이닝 3피안타 무실점의 완벽 투구를 구사, 프로 데뷔 첫 2연승을 거둔 고졸 신인으로 이름을 올리며 시즌 초반의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방어율도 환상의 0점대(0.64)를 기록 중이다. 김진우 돌풍을 해부한다.

▼김진우의 힘

올해 고교(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갓 입문한 김진우가 신인답지 않게 특급피칭을 할 수 있는 것은 남다른 신체조건은 물론 빼어난 구위와 타고난 야구감각 등 투수로서 갖추어야 할 3박자를 골고루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진우는 192㎝, 104㎏의 덩치로 웬만한 메이저리거 못지않은 체격을 갖추고 있다. 허벅지 둘레만 해도 어지간한 여자 허리보다 굵은 31인치에 이른다. 시범경기서 보여준 151㎞의 강속구를 뿜어낼 수 있는 재산이다.

여기에 빠른 직구와 더불어 신인답지 않은 변화구를 지니고 있다. 보통 투수들의 커브 구속보다 10㎞ 정도 더 빠른 130㎞대 안팎의 파워커브는 예리한 각도까지 더해져 좀처럼 공략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경기운영도 노련한 편이다. 14일 SK전에서 김진우는 팀이 5점차로 앞서가자 직구 속도를 줄이며 투구 수를 스스로 조절했고, 타자와의 대결에서 남다른 배짱과 감각으로 항상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어갔다.

이상윤 기아 투수코치는 “어린 나이에도 마운드에서는 절대 흥분하지 않는 냉혹한 승부사 기질을 갖고 있는 데다 변화구도 웬만한 베테랑보다 힘이 있다”면서 “투수로서 갖춰야 할 모든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

하지만 대부분의 야구 전문가들은 김진우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아직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3개월에 3~4차례 등판하는 고교야구와 5일 간격으로 6개월 정도 마운드에 오르는 프로야구는 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김진우의 올 시즌 목표는 15승. 프로 데뷔 첫 해에 15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박정현(19승ㆍ당시 태평양) 이강철(15승ㆍ당시 해태) 등 역대 6명이다.

아무리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신인이라도 시즌 초반 체력에 문제가 없을 때에는 힘이 실린 공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중반 이후에는 자칫 실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진우의 투구자세는 아직도 불완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선동열 KBO 홍보위원도 “지나치게 상체에만 의존하는 투구”라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또 공을 뿌릴 때 체중이동이 빠른 것도 실투의 여지를 안고 있다.

●김진우의 모든 것

생년월일:1983년 3월7일

투타:우투우타

출신교:광주 진흥고

계약금(연봉):7억원/2,000만원

시즌 성적:2승, 방어율 0.64(14이닝)

별명:곰, 무쇠팔

존경하는 인물:선동열

취미 :영화감상

가족관계 :김광규씨(47·운수업)의 외아들

수상경력 :2000년 봉황대기 MVP

2001년 대통령배 우주투수상

박천호기자

toto@hk.co.kr

■선동열·최동원… 그 다음은 김진우?

김진우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국보급 투수로 불리는 선동열(39)이다. 스스로 “선동열 선배 못지않게 오래 기억에 남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듯이 김진우가 앞으로 뛰어넘어야 할 벽도 선동열이다.

과연 김진우는 최동원 선동열로 이어지는 한국 프로야구의 우완 정통파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하지만 아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진우가 목표로 정한 올 시즌 15승 달성여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최동원(당시 롯데)과 선동열(당시 해태)의 프로 데뷔 첫 해의 성적표는 어떠했을까. 이들은 10승을 넘지 못했다. 1983년 프로무대에 선 최동원은 9승16패(방어율 2.89)에 머물렀고, 85년 데뷔한 선동열도 7승4패(방어율 1.70)에 그쳤다.

고교시절부터 김진우를 유심히 지켜봤다는 하일성 KBS 해설위원은 “신체적인 조건이나 구질도 좋지만, 배짱이 두둑하면서도 세심한 면을 갖고 있어 투수로서는 적격”이라며 “앞으로 관리만 잘하면 대투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구경백 경인방송 해설위원은 “분명 평범한 선수는 아니지만, 여름을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구위원은 특히 “선동열이 뛸 때보다 타자들의 기량이 좋아졌기 때문에 선동열에 버금가는 기록을 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대팀 코치가 본 김진우

△김시진 현대 투수코치=가능성이 있는 투수이다. 볼도 빠르고 배짱도 두둑하다. 앞으로 2~3년이 문제이다. 한 두경기를 보고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앞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프로의 참모습을 빨리 터득하고 적응한다면 팀의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다.

구위가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고쳐야할 점도 적지 않다. 팀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키운다면 좋은 재목이 될 것이다.

선동열·최동원에 못미쳐

△박승호 SK 타격코치=고졸 신인치고는 변화구도 잘던지고 제구력도 있다. 또 볼도 빠르다. 역시 듣던대로 좋은 투수이다. 지금 당장 에이스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시간을 두고 좀더 다듬어야 한다. 제아무리 재질이 있는 투수라고 할지라도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김진우도 앞으로 감내하기 힘든 시기를 맞을 것이고 이를 잘 극복해야 진정한 에이스로 올라설 수 있다. 아직 선동열이나 최동원 수준에는 못미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