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장진호(張震浩) 전 회장이 경영에 전면 복귀하는 수순인가.15일 ㈜진로가 신설법인 ‘진로글로벌(가칭)’을 설립, 대일본 수출사업과 마산공장을 이 법인에 넘겨 해외자본을 유치키로 했다고 공시한 것과 관련, 이 같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장 전회장은 진로가 화의에 들어가기 직전인 1997년 회장직을 내놓았다.
진로측에 따르면 신설법인 설립은 채권단에 부채 1조5,000억원을 갚기 위한 자구책으로, 이 법인 지분을 제3의 투자자에게 2,000억원에 매각할 계획이라는 것.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장 회장이 자산매각을 고리로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 전회장이 그 동안 부동산 매각 및 외자유치 등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해 온 사실로 미루어 이번 결정이 그의 재기 신호탄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장 전회장의 복귀는 기정사실이었고 다만 시기가 관심사였다”며 “주요 자산 매각의 물꼬라는 점에서 채권단과 모종의 협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로측은 이에 대해 “이번 결정과 장 회장의 거취 문제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1998년 화의에 들어간 진로는 ‘참이슬’ 의 선전 등에 힘입어 지난해 9,350억원의 매출에 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1,000억원 대에 이르는 금융비용으로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장 전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뗀 뒤에도 이사 직함을 갖고 간간히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회사 내부 업무는 김선중(金宣中) 회장이 처리하지만 외자유치와 자산매각 등 재무는 장 회장이 직접 챙긴다는 것.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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