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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 기강이 어떠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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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찰 기강이 어떠했길래

입력
2002.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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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와 관련된 최규선씨의 비리사건을 지켜 보면 도대체 이 나라에 기강이 제대로 서 있는가 라는 탄식이 나올 정도다.해괴한 최씨의 청와대 협박설이 터져 나온 것이 엊그제다. 최씨의 대책회의에 최성규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참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를 부인하던 최 총경은 잠적했다가 지난 일요일 가족과 함께 홍콩으로 출국했다. 범죄자를 잡아야 할 경찰 간부가 오히려 대책회의에 참가해 범인을 비호하고 도피까지 했다.

갈 데까지 가버린 공직자의 처신과 기강 문란에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도대체 그 동안 청와대와 검찰 경찰은 무얼 했단 말인가.

청와대는 협박이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최씨가 알고 있는 것을 밑천으로 자기 방어와 구명에 나섰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만에 하나 청와대가 협박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검찰의 소홀한 초동 수사와 경찰의 느슨한 감찰 책임도 면하기 어렵다. 검찰은 최씨 등의 수사대책회의 정보를 입수하고도 출국금지를 하지 않았다.

이들이 서로 입을 맞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하지 못하도록 동향을 주시하고 출국을 금지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이다.

최 총경의 청부수사와 최씨와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을 때 경찰이 감찰 기능만 강화했어도 도피는 막을 수 있었다.

이제부터라도 검찰이 할 일은 자명하다. 최규선씨의 비리사건은 이미 단순한 이권개입의 차원을 넘어 무기거래 등 국책사업 간여 의혹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성역을 의식 않고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검찰의 강한 의지만이 의혹을 푸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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