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시작골프클럽을 처음 잡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드라이버를 들고 볼을 마음껏 날려 보내고자 한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류스골프링크스에 갔을 때의 일이다. 주빌리코스의 클럽하우스와 올드코스 1번홀 사이에는 언듈레이션(그린 표면의 기복)이 아주 많은 18개의 그린이 있었다.
그 곳에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퍼터를 대여해 퍼팅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아주 쉽게 골프와 친해지고 있었다. 그 때 비로소 ‘골프의 시작은 드라이버가 아닌 퍼터로부터’라는 가르침의 취지를 알 수 있었다.
■당신의 자녀는 골프영재일까요?
타이거 우즈의 열풍과 박세리 덕에 우리나라에서도 골프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히 누그러진 듯 하다. 오히려 청소년들의 새로운 돌파구로 여겨질 정도로 골프 붐마저 일고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녀들에게 골프를 시키는 학부모도 늘고 있다.
당신도 지금 당신의 자녀가 골프영재는 아닌지 궁금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골프영재인지의 여부를 알 수 있을까. 당신의 자녀에게 퍼터와 볼 한 개를 쥐어 주고 지금 당장 퍼팅그린으로 데려가 보라. 그리고 그가 존 댈리처럼 아주 부드럽게 골프볼을 다룰 수 있는지를 점검해 보라.
■헴스테터의 예견
98년5월 캘리포니아주 칼스버드에 갔었다. 그곳에서 헴스테터라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박세리가 4년이 안되어 10승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그렇게 보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선 투어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박세리가 어프로치하는 것을 보고 그가 보통의 동양여성과 달리 엄청난 체력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 또한 골프는 정신적 측면이 아주 강한 스포츠다.
자신은 일본의 사이타마현에서 18년 동안 거주한 적이 있는 데 그 때 동양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강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은 박세리가 아주 훌륭한 업적을 거두리라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골퍼들의 맹목성
컴퓨터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작성에 불과하던 시절이었다. 대법원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람의 추천으로 노트북을 구입했다. 국내에는 4개밖에 들어와 있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좋은 컴퓨터를 가지고도 내가 하는 일이란 고작해야 문서작성의 범주를 넘어서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골퍼들은 값비싼 골프채를 좋아한다. 그리고 자주 바꾼다. 아마도 그들이 고급 골프채를 사는 까닭은 컴퓨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엄청난 돈을 주고 노트북을 샀던 것처럼 우매하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소동기 변호사
sodongki@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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