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13일 경기의 한 골프장에서 청와대 전윤철(田允喆) 비서실장, 조순용(趙淳容) 정무수석 등과 골프를 쳤다. 지난 1월 DJP 회동이 있긴 했지만 지난해 9월 DJP 공조가 무너진 뒤 JP가 청와대 인사와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대외적으로 쉬쉬한 모임이었고 시점도 미묘하다.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노무현 바람’ 차단을 위해 어떤 식이든 JP와 뭉쳐야 한다는 등 한ㆍ자 연대설이 한창이다. JP는 보수세력 연대를 가장 먼저 제기한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후보와는 물론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가까운 서청원(徐淸源) 의원과도 만났다.
청와대측으로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입원중이었던 데다 한나라당이 각종 게이트와 관련 김 대통령의 조사까지 주장하는 ‘비상 상황’이었다.
회동을 주선한 조 수석은 “지난 1월 전 실장과 신임 인사차 JP를 예방한 자리에서 한 골프약속을 바쁜 일정 때문에 미뤄오다 이번에 지킨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JP측도 “JP가 골프장에서 정치 얘기한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측이 야당의 특검제 도입요구 등과 관련, JP의 협조를 구하거나 최소한 한나라당에 기우는 것이라도 견제하려 했을 것이란 추측도 없지 않다. 보혁구도에 따른 정계개편에 관심을 보인 JP도 청와대 인사와의 만남에 여러 계산을 했을 법하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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