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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도 식후경 / 수원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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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도 식후경 / 수원갈비

입력
2002.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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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지방으로부터 서울로 올라오던 모든 산물이 집합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시장이 발달했었다. 특히 수원의 우시장은 일제시대부터 전국 3대 우시장으로 꼽혔다.장이 서면 소장수는 물론 농민과 거간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수원이 유명한 갈비의 고장으로 자리를 잡은 큰 이유이다.

수원에서 처음 갈비를 구워 판 곳은 화춘옥이라는 음식점이었다. 재래시장인 영동시장의 쌀가게 골목에 있었다.

1940년대부터 장사를 시작한 화춘옥은 해장국을 파는 집이었다. 해장국에 갈비를 넣는 것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해장국만으로는 수지를 맞출 수 없었다. 궁리 끝에 갈비에 천연양념을 무쳐서 숫불에 구워 팔았다.

단연 수원의 화재가 됐다. 그 때가 1956년이니 수원갈비의 역사는 거의 반세기에 이르는 셈이다. 화춘옥은 대형쇼핑센터가 들어서면서 자취를 감췄지만 수원갈비는 계속 조리법이 발달하며 수원은 물론 전국적으로 유명한 음식이 됐다.

수원갈비의 맛을 내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갈비. 순수 한우의 갈비만을 쓴다. 한 짝에 25~30근 정도의 무게가 나가는 적당하다. 뼈가 가늘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양념이 많다.

참기름, 마늘, 볶은 통깨, 후추가루, 설탕, 배 등이 기본이다. 간장을 넣지 않고 소금으로만 간을 한다.

그래야 구워도 색이 검게 변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참숯으로 구워야 제맛이 난다. 하지만 전통 숯의 가격이 만만치 않아 요즘은 숯가루를 일정한 크기로 찍어낸 개량 숯을 많이 사용한다.

수원갈비의 맛은 설명이 필요없다. 입에 착착 붙는다. 풍요로운 맛이다. 재료가 좋으니 치아가 나쁜 사람도 걱정할 필요 없다. 입과 배와 마음이 모두 흐믓해진다.

■추천! 수원갈비집(경기 수원시, 지역번호 031)

삼부자갈비 211-8959

본수원갈비 211-8434

송풍가든 252-4700

권오현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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