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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간 경쟁구도 파괴…'퓨전경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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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간 경쟁구도 파괴…'퓨전경영' 시대

입력
2002.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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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fusion) 경영’이 업계의 경쟁구도 재편을 몰고 올 새로운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러 기능을 혼합한 기술과 제품, 영역 간 경계를 허무는 복합서비스가 등장하는 등 경영 전반이 ‘퓨전’으로 무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쟁 대상이 이종(異種)업체로까지 확대돼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되는 등 경쟁환경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퓨전 경영 지향 기업들

퓨전 경영은 시너지를 통한 시장 창출을 노린다는 점에서 재벌의 과거 ‘문어발식 확장’과는 명확히 구별된다. 자동차와 연관된 금융 서비스(자동차 파이낸싱)사업을 도입, 전체 차량 매출의 11%선으로 끌어올린 GM이 퓨전 경영의 세계적 사례다.

국내에서 퓨전 경영이 가장 활발한 곳은 굴뚝산업의 디지털 융합이다. 포스코는 전사적 업무혁신(PI) 시스템 ‘포스피아’를 가동, 굴뚝기업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도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선박건조 공정의 효율을 높이는 등 ‘디지털 조선소’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제품의 퓨전화도 가속화하고 있다. “하나의 기능을 확실히 수행한다”던 고정 관념을 깨고 토스터와 전자레인지 기능을 합친 ‘토스트 전자레인지’(LG전자), DVD플레이어와 VCR 기능을 갖춘 ‘콤보’(삼성전자) 등 복합기능 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은행과 보험의 겸업을 지향하는 ‘방카슈랑스’, 백화점과 온라인쇼핑몰의 결합 등이 퓨전 경영의 흐름을 대변한다.

■경쟁 구도의 재편

인터넷과 금융을 결합한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가 몰고 온 태풍이 대표적 사례다. 2000년 등장한 이 서비스는 첫 해 5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규모가 지난해 1,000억원대로 커졌다. 올해는 2,000억원대로 확대될 전망. 이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 신용결제 시장에서 독보적 지위를 누려왔던 신용카드 업계다. 카드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동종 카드사와 경쟁에만 신경을 쏟았지만 이제 휴대폰 업계가 잠재적 경쟁자로 등장했다”며 “근시안적 경쟁에 매달리다가는 신용카드 업계의 파이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거꾸로 백화점 업계는 신용카드사라는 새 경쟁자 출현에 곤욕을 겪고 있다. 최근 삼성카드사가 신용카드와 상품권 기능을 혼합해 한도금액 내에서 백화점을 비롯한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한 ‘기프트 카드’를 출시, 상품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밖에 인스턴트메시징 업체와 웹 기능을 추가한 게임기 업체와의 경쟁, 소비자 파이낸싱을 확대하고 있는 자동차 업계와 금융기관과의 경쟁, 복합기능에 따른 제품군의 얽히고 설킨 경쟁 등이 퓨전 경영의 산물이다.

LG경제연구원 남대일(南大一) 연구원은 “새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퓨전 경영은 세계적 추세”라며 “동종 업계간 경쟁에 안주할 경우 시장에서 도태된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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