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틈을 타 건설 및 부동산 업계의 불법과 비리,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고 있다.공사실적을 허위로 신고한 ‘간 큰’ 건설사들이 대거 적발되는가 하면 부동산중개업계 일각에서 기승을 부리는 탈세 등 위법 행위도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또한 주택건설업체들의 주먹구구식 분양가 책정방식도 개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등 업계 안팎에 도덕불감증이 심화하고 있다.
■ 공사실적 허위신고 33개 건설사 고발
정부당국이 이를 보다 못해 칼을 꺼내 휘둘렀다. 건설시장의 건전한 질서 확립을 위해 건설교통부가 11일 공사실적을 허위 신고한 33개 건설업체를 사법당국에 고발한 것이다. 일반 건설업체 28개, 전문건설업체 4개, 설비건설업체 1개가 그 대상이다.
건교부는 현재 일반 건설업체들의 2000년 공사실적 9만9,205건에 대해 성실 신고 여부를 조사중이다. 건교부는 허위실적을 이용해 입찰에 참여한 사실이 있을 경우 부정한 업체로 분류해 6개월이상 관급공사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 부동산중개소들의 비리 기승
최근 서울시가 1~3월 아파트 분양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중개업소에 대한 지도ㆍ단속을 벌인 결과 243개 위법업소가 적발됐다. 서울시는 11일 이들 가운데 67개는 영업정지, 19개는 과태료 부과, 182개는 등록취소(14개) 등 행정처분을 내렸고, 13개 업소는 형사 고발했다.
나머지 61개소는 처벌수위를 검토중이다. 송파구 S공인중개사무소 등 단속에 걸린 대부분 중개업소들이 중개수수료를 법정기준이상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고, 서초구 B공인중개사무소의 경우 분양전시관 주변에서 ‘떳다방’영업을 하다가 적발됐다.
■ 분양가 산정 주먹구구
아파트분양가 산정기준의 불투명성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지역 3차 동시분양에 나왔던 17개 단지의 분양가는 인근 아파트 시세와 상관없이 들쭉날쭉, 지역에 따라 50%이상 높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3차 동시분양에 나온 삼성동 금호 28평형의 경우 평당분양가가 905만원선으로 인근 아파트 매매가(1,576만원)의 57% 수준이었으나, 마포구 망원동 삼성화원 33평형은 867만원으로 인근 시세(550만원)보다 50%가량 높았다.
분양가 책정의 근본적 문제는 건설업체들이 신뢰할 만한 객관적 기준에 의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원가와 이윤을 계산한다는 데 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