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리 의혹으로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고 있는 김성환씨와 최규선씨는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3남 홍걸씨와 어떤 관계일까.홍업씨의 40년 친구였던 김성환씨와 홍걸씨와 호형 호제하는 사이였던 최씨는 처음 사건이 불거질 때만 해도 대통령의 두 아들과의 친분을 이용해 이권을 챙긴 ‘브로커’의 느낌이 짙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이 김씨 형제의 ‘대리인’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홍업과 김성환의 관계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했던 특검팀은 김성환씨가 홍업씨와 자금 거래를 해왔고 김성환씨의 차명계좌에 있는 10억원이 김홍업씨의 돈임을 사실상 확인했다.
특히 이 돈은 홍업씨가 1997년 대선때 쓰고 남은 ‘대선 잔금’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고, 현재 수사를 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는 상태.
검찰은 또 김성환씨가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ROTC 동기인 피자체인업체 사장에게 1억7,000만원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확보했다.
김씨가 세무조사를 무마 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한 배경은 물론 홍업씨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김영삼 전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씨와 친구인 박태중씨의 관계와도 비교된다.
한 관계자는 “박태중씨는 국정 전반에 막강한 파워를 행사한 김현철씨를 보좌하는 그림자와 같은 관계였지만 김성환씨와 홍업씨의 관계는 이보다 훨씬 밀착도가 컸다”면서 “ 김성환씨가 김홍업씨를 대리해 전면에 나선 흔적이 많다”고 말했다.
검찰주변에선 “김성환씨의 비자금의 주인이 누구인지 검찰이 밝혀내면 두 사람의 진짜 관계도 명확해 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홍걸과 최규선 커넥션
최규선씨가 홍걸씨의 후광을 등에 업고 전방위 로비 행각을 벌였고, 이권 개입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학생신분인 김홍걸씨에게 제공하는 공생관계가 아니었느냐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최씨는 9일 기자회견에서 “홍걸씨와는 의형제와 같은 사이로 1000만원~2000만원씩 수시로 용돈을 주었다”고 스스럼 없이 말할 정도로 깊은 관계를 맺어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심지어 홍걸씨의 동서인 H씨가 최씨가 전해주는 ‘용돈’을 홍걸씨에게 전달했고, H씨의 강남 사무실도 최씨가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이다.
물론 홍걸씨는 “최씨와 경제적 관계를 맺을 정도의 사이가 아니다”라고 자금 수수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최씨는 홍걸씨와의 관계 등을 과시하고 다니며 관료들에게 까지 영향력을 행사해 사정당국의 경고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씨는 한때 권력층과 가까운 관계였다가 이들이 추락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하는 공통점을 들어 김현철씨 사건 당시 김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폭로한 의사 박경식씨와 수사과정에서의 역할이 비교되기도 한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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