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베컴(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으로 잉글랜드에 충격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후승후보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스웨덴 나이지리아와 함께 월드컵 본선 최고의 격전장이 될 F조에 속한 라이벌.11일 유럽 프로축구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태클로 베컴을 쓰러뜨린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스페인)의 알도 두스체르가 공교롭게도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두스체르가 대표선수는 아니지만 조국을 위해 청부업자를 자청했다는 게 음모론의 내용이다. 두스체르는 “베컴이 월드컵에서 뛰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에게 사과할 뜻은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월드컵사의 최대 앙숙이라는 점도 음모론에 불을 지핀다. 특히 1982년 포틀랜드 전쟁을 치른 적대국이어서 악감정은 증폭돼 있다. 86년 멕시코 대회 8강전에서 맞붙었을 때도 전시상태나 다름없었다.
당시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조국의 자존심을 되찾자’며 선동했고 ‘신의 손’ 디에고 마라도나가 한 골을 훔쳐 잉글랜드에 2-1로 승리했다. 98년 프랑스 대회 16강전에서는 베컴의 퇴장 사건이 발생했다.
아르헨티나 일부 축구팬들은 “베컴 없는 잉글랜드와 상대하는 건 오히려 실망”이라고 말하지만 베컴의 부상으로 아르헨티나가 한 결 여유있게 조 예선을 치르게 됐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한편 일부 의료진은 베컴의 부상이 10주 정도의 치료를 요한다고 진단, 베컴의 월드컵 출전을 기원하는 팬들의 한 가닥 희망에 재를 뿌렸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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