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金弘傑)씨에게 수억원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최규선(崔圭先)씨와 최씨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최씨의 비리 의혹을 수면위로 부상시킨 최씨의 전 비서 겸 운전기사 천호영(千浩榮)씨의 주장이 엇갈려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검찰 수사의 출발점도 결국 두 사람 주장을 가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리베이트 의혹
천씨는 최씨가 홍걸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에 직접 개입,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을 직간접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최씨가 지난해 4월말께 서울 강남 모 호텔에서 체육복표 관련 사업자를 만나고 나온 뒤 차안에서 “10억원짜리 수표를 흔들어 보이며 자랑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천씨는 이와 관련, 자신 부인 명의의 최씨 차명계좌를 공개하고 4월26일자로 입금된 10억원이 체육복표 사업과 관련한 리베이트라고 밝혔다.
최씨는 이에 대해 “스포츠 토토측 관계자를 알게된 시점이 사업자 선정 이후”라며 “계좌에 입금된 10억원도 동업자 이모씨가 이 회사 주식을 사기위해 입금한 돈”이라며 의혹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체육복표 사업자인 스포츠 토토측도 “천씨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천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김홍걸씨와의 관계
최씨는 9일 자청 기자회견에서 홍걸씨와 94년 미국에 있을 때부터 알게돼 ‘의형제’처럼 지낼 만큼 막역한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관계이기 때문에 “홍걸씨에게 건넨 수천만원, 수만달러는 용돈 차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최씨의 주장에 대해 천씨는 “최씨는 홍걸씨와 직접 통화도 못하고 인척을 통해 사정사정해 만나곤 하는 관계”라고 일축했다.
최씨가 홍걸싸를 만날때는 ‘김박사님’이라는 호칭을 꼭 사용했으며 승용차 앞에서 90도로 머리 숙여 인사하곤 했다는 것.
이와 관련, 천씨는 검찰조사에서 “최씨가 지난해 1~2월께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 식당에서 홍걸씨를 만나 100만원권 수표 200장을 건넸고 수시로 홍걸씨의 동서 H씨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각종 이권개입 의혹
천씨는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건 외에도 최씨가 건설공사 수주 등에 개입해 수십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 H아파트 상가분양권을 S건설사에 낙찰해주고 7,500만원을 받는 등 99년까지도 무일푼이나 다름없던 최씨가 각종 이권에 개입함으로써 수십억원대 재산을 형성했다는 주장이다.
천씨는 이외에도 최씨가 지난해 경찰수사를 받던 모 종합병원 원장 가족에게 접근, 수사 무마를 조건으로 거액의 돈과 함께 이 병원이 운영하는 벤처업체 주식을 건네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주시투자와 벤처사업 등을 통해 정당하게 모은 재산”이라며 이권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