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_미국 간 찰떡궁합에 균열이 생겼을까.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즉각 철군하라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대 팔레스타인 강성 기조는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오히려 샤론 총리의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노골화해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을 특사로 파견한 미국 정부와의 인식차가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다.
샤론 총리는 10일 “미국은 생존을 위해 싸우는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서는 안 된다” 고 부시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린 뒤 아라파트 수반을 “테러정권의 수괴” 라고 표현, 그와 대화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아라파트를 만나기로 한 파월 장관의 결정에 대해서는 “비극적 실수” 라는 극단적인 수사가 동원됐다.
워싱턴을 방문중인 벤야민 네탄야후 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미국 상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일관성을 갖고 있는가” 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미국 역시 테러와의 전쟁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아침 발생한 하이파 버스 폭탄테러 직후 소집된 안보각료회의에서도 2주간 계속되고 있는 군사작전을 강행키로 결의, 부시 대통령의 요구를 공식 거부했다.
이 같은 양국 갈등의 이면에 대해 여러 설이 분분하지만, 팔레스타인 유혈분쟁을 양국이 국익차원에서 해석하면서 충돌이 증폭됐을 것이라는 설명이 유력하다. 이스라엘은 이_팔 분쟁이 정치ㆍ외교적 사안이 아닌 이스라엘 국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누구도 이스라엘의 결정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_팔 분쟁을 전체 중동정세와 연결시켜 궁극적으로 대 이라크 전쟁으로 이끌려는 미국측은 이스라엘이 강경기조를 고수할 경우 아랍권의 지지를 상실, 이 같은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11일 예루살렘을 방문한 파월 장관은 샤론 총리의 언급과는 정반대로 아라파트를 “팔레스타인 국민의 지도자이며 평화협상의 중요한 인물” 이라고 평가, 양국의 대 팔레스타인 시각차를 확연히 드러냈다.
파월 장관은 2주째 고립돼 있는 라말라 자치정부 청사 집무실에서 아라파트 수반과 13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요르단강 서안지구내 24개 마을에서 철군했으나 라말라 베들레헴 예닌 나블루스 등 주요 도시는 여전히 장악,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이 파월 장관의 라말라 도착 이전 아라파트 수반 집무실을 포위하고 있는 병력을 철수시킬 방침이라고 전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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