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신부들은 유럽식 정원에서 펼쳐지는 낭만적인 예식의 주인공이 된다.레이스와 크리스탈로 장식한 실크 드레스는 물 흐르듯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들어내고 부드럽게 올려 얹은 머리엔 사랑스러운 티아라(작은 왕관)가 물린다.
신부의 순수를 상징하며 길게 늘인 베일은 로맨틱하면서도 고풍스런 멋을 더해준다.
올해 웨딩드레스의 키워드는 ‘앤티크 스타일’. 골동품이라는 말뜻대로 실루엣은 단촐하면서도 디테일은 한결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져 전체적으로 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체를 과장하지않고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패션 트렌드에다 최근 럭셔리 붐이 겹쳐서 만들어낸 경향”이라는 것이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황재복씨의 분석이다.
우선 실루엣은 허리를 잘록하게 강조하고 치마는 패티 코트를 사용해 과장되게 부풀린 X라인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대신 A라인이나 H라인 등 몸의 곡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차분한 실루엣이 주종을 이룬다.
실루엣이 소박해진 데는 본식에 입은 웨딩드레스를 그대로 입고 피로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웨딩와이즈 이윤아 실장은 “보통 드레스 대여를 하면 본식용 피로연용 야외촬영용 세가지를 한꺼번에 빌렸지만 요즘 신부들은 본식용 드레스를 피로연까지 입고 가는 사람들이 거의 절반에 이른다. 아무래도 본식용 드레스가 가장 예쁜 데다 평생 한번 입는 드레스를 결혼 당일만이라도 오래 입자는 심리 탓”이라고 말한다.
디자인은 깔끔하고 단순하게 변하는 대신 장식은 점점 화려해지고 있다.
아이보리나 크림색 같은 은은한 색감의 실크 드레스에 크리스탈로 비즈 장식을 하고 섬세한 수제 레이스나 망사천을 덧대는 등 공들인 흔적이 역력한 디테일들은 신부의 품격을 드러내는 장치다.
최근엔 ‘앙드레 김 표’가 아니라도 금사나 은사로 가슴 부분부터 치마 앞자락의 끝 단까지 꽃자수를 넣어 화려함을 강조한 드레스들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
한편 베일은 바닥에 길게 드리워지도록 길어졌고 머리장식은 화관이나 코사쥬 대신 작은 왕관처럼 생긴 티아라를 많이 한다.
이 실장은 “티아라는 신부가 쓰면 앞날에 신랑이 높은 자리에 오른다는 속설이 있어서 더 인기”라고 귀띔했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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