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이권 개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최규선(崔圭先ㆍ42ㆍ미래도시환경대표)씨가 2000년 초 김홍걸(金弘傑)씨와 함께 직접 사정당국자를 만나 민주당 C 전 의원의 비리 조사를 청탁한 사실이 밝혀졌다.이는 최씨가 홍걸씨 등을 내세워 이권 개입은 물론, 정·관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어서 주목된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11일 “2000년 4ㆍ13 총선 전 최씨가 홍걸씨와 함께 사무실에 찾아와 ‘C 전 의원이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최씨에 대해 헛소문을 퍼뜨리고 다니고 있으니 그의 개인비리를 조용히 조사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당시 총선 직전이어서 그럴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던 데다, 그런 청탁을 들어줄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씨는 현 정부 출범 당시에는 C 전 의원과 상당히 가까운 관계였으나, 총선 공천과정의 갈등을 계기로 급속히 관계가 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C 전의원은 앞서 1988년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최씨를 조사할 당시 구속영장까지 신청된 최씨가 무혐의 처분되도록 하는 과정에 홍걸씨와 함께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밖에도 민주당 K 전 최고위원의 특별보좌역을 지낸 경력을 배경으로 K씨의 측근임을 과시, 관료들에게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다녀 사정당국의 경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서울지검 특수2부(차동민ㆍ車東旻 부장검사)는 이날 최씨가 지난해 코스닥 등록업체인 D사와 S투자자문사 등에 체육복표 사업자인 스포츠토토 주식 3만8,000주를 주당 2만~3만원씩, 총 9억원에 매각한 사실을 밝혀내고 최씨가 로비 대가로 주식을 취득했는지 여부와 최씨가 차명 등으로 보유한 주식 규모를 수사중이다.
최씨는 지난해 3월과 11월 S투자자문사와 D사 대주주 박모씨에게 여직원 문모씨의 명의로 보관하던 스포츠토토 주식 1만주와 1만6,000주를 각각 3억원에 매각했다.
또 최씨는 지난해 3월 D사가 I사 대표 오모씨 명의의 주식 1만2,000주를 3억원에 추가 매입토록 주선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씨가 지난해 4월 스포츠토토 주식을 I사 대표 오씨로부터 11만여주를 구입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최씨의 차명 주식흐름 등을 확인중이다.
검찰은 최씨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로비대가로 이들 주식을 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스포츠토토 지주회사인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를 출국금지하고 D, I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주식매매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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