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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들이 수놓은 부채속 글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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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들이 수놓은 부채속 글과 그림

입력
2002.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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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있고 땅이 있고 나비 한 마리 파닥이니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인가’(박경리)‘이 세상 바람 속에 있다 가겠네’(고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영인문학관(관장 강인숙)이 특별한 전시회를 연다.

시인 소설가 평론가 등 문인과, 화가 서예가의 글과 그림을 넣은 부채를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13일부터 열리는 ‘문인ㆍ화가 글ㆍ그림 부채전’은 6월12일까지 계속된다.

전시되는 부채는 강인숙(59) 관장이 1972년부터 수집해온 것이다.

강관장은 남편인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소설가 고(故) 박종화로부터 글씨 부채를 선물받은 것을 보고, 예술가들의 부채를 모으기로 작정했다.

“대가들이 글씨와 그림을 그려 친구에게 선물로 주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멋과 운치라고 생각했다. 생활용품의 예술화가 절정에 달한 것 같은 글씨ㆍ그림 부채에는 한국적 ‘사귐’의 진수가 들어 있다”고 강관장은 말한다.

문인들의 부채 중에는 글씨만 넣은 것도 있고 그림을 함께 그린 부채도 있다. 문인의 글씨에 화가들이 그림을 보탠 작품도 있다.

시인 김승희씨는 ‘사랑이여, 나는 그대의 하얀 손발에 박힌 못을 빼주고 싶다’로 시작하는 시를 부채에 적었4다.

소설가 김채원씨는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지네’라는 글과 꽃 그림을 직접 그렸다.

소설가 최인호씨는 달이 떠오른 밤 풍경을 그리고 서명만 넣었다.

시인 황지우씨와 소설가 이외수씨는 부채그림이 힘들고 까다롭다며 화폭에 그린 작품을 보내왔다.

박경리 박완서 이호철 고은 이문열씨 등 문인들의 부채 80여 점과 이응노 천경자 황주리씨 등 화가, 서예가의 부채 80여 점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회는 1989년 이후 두번째로 열리는 것.

당시 전시했던 100여 점의 부채에 그동안 수집한 60여 점을 더했다. 특히 문인들의 부채를 모으려 애썼다는 강관장은 “문인의 부채는 그림이나 글씨의 기교보다는 쓰여진 글의 내용에 역점이 두어진다. 부채는 그들의 육성을 시각화한다” 말했다.(02)379-3182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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