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은 9, 10일 연 이틀 북부 예닌에서만 14명이라는 많은 전사자를 냈다. 이날 이스라엘군의 피해는 탱크를 앞세우고 난민촌 골목에 진입하다 주변 건물에 설치한 100㎏ 짜리 사제 폭탄 수 발이 잇따라 터지면서 일어났다. 희생자 구조에 나선 병사들은 근처 건물 지붕에 매복한 팔레스타인 무장 대원들의 조준 사격을 받아 추가로 숨졌다.팔레스타인 자치지역 27개 난민촌의 하나인 예닌 난민촌은 팔레스타인의 가장 강력한 요새로 알려져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국가 수립과 함께 쫓겨난 14만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 최대 정치조직인 파타 운동을 비롯해 하마스와 지하드의 거점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요구에 따라 이스라엘이 칼킬야와 툴카렘에서 철수하면서도 도리어 이 곳은 탱크를 앞세워 치고 들어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은 난민촌에서 지하드 예닌 지부장 마무드 타왈베의 지휘를 받는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무장 대원들을 사방 70m의 좁은 구역에 몰아 넣은 상태다. 탱크 진입로를 트기 위해 좁은 길가의 집들을 무차별로 허무는 것은 물론 아파치 헬리콥터를 동원해 20분 간격으로 미사일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최근 수일 동안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이 곳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 대원과 민간인을 포함해 모두 100여 명이 숨졌다. 결사 항전하는 팔레스타인들의 운명도 이스라엘이 자진 철수하기 전에는 별반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이스라엘 언론들마저 서기 90년 예루살렘 함락 후 로마 군대를 피해 사해 주변 200m 절벽 위 마사다에 진을 치고 결사 항전하다 숨진 유대인들과 지금 예닌의 팔레스타인인들을 동일시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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