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의 효행 실천은 종교나 지역 정서를 초월한 숭고한 덕성의 발로입니다.”고전소설 심청전의 무대이자 남북분단의 비애를 느끼게 하는 서해 백령도에 심청의 효행사상을 선양하기 위한 불교 조계종의 ‘효행수련원 연화도량’이 들어선다.
연화도량 건립을 위해 지난 수년 간 동분서주해 온 지명(智命ㆍ40)스님의 노력이 오는 8월 결실을 맺는 것이다.
지명스님은 “심청의 효행사상 선양은 가치관 혼돈과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퇴색해 가는 우리 민족의 효 사상을 다시 일깨우고, 분단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심청의 효행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7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륜을 저버린 지존파와 막가파가 등장하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아버지가 아들의 손가락을 자르는 ‘엽기적인’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자 지명스님은 ‘종교인으로서, 수행자로서 무엇을 해야 하나’를 화두로 삼아 고민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함께 공부하는 스님들과 심청전의 무대인 백령도로 간 그는 “심청의 효행실천이 황폐화한 사회현실을 타파해 나갈 수 있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지명스님은 이 때부터 심청의 효 사상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해 7월에는 인천 능인사의 주지 자리마저 내던지고 ‘효행수련원’ 건립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로부터 두 달만에 전국 각지의 독지가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백령도 연화리에 수련원 부지를 마련했고, 같은 해 10월 연화도량으로 정식 등록했다.
지명스님은 곧 개원할 연화도량의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신관 전시실에서 ‘2002 세계 고승대덕 발우(鉢盂)ㆍ선서화 특별전’을 갖는다.
이번 특별전에는 ‘티베트의 생불’로 추앙받는 달라이 라마 등 중국과 태국 등 10여 개국의 고승들이 사용했던 발우와 석정스님의 달마도 등 서화 40여점, 설봉스님의 도자기 등이 전시된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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