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이 명예퇴직이나 취업실패 등으로 인한 ‘생계형 창업’에서 최근 가정주부와 직장인의 ‘부업형 창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각종 창업 박람회나 강의, 세미나에는 가정주부와 직장인들로 넘쳐나고 있다.이들 예비창업자의 가장 큰 고민은 넉넉지 못한 사업밑천. ‘쌈짓돈’은 한정돼 있고 창업대출을 무작정 끌어 쓰기도 금융비용 때문에 걱정이다. 결국 감당할 수 있는 자금규모에 적합한 아이템을 고를 수 있다면 고민을 끝낼 수 있다.
한국창업개발연구원과 비즈니스유엔, 창업e닷컴 등 창업컨설팅 3개사는 자금규모별 유망아이템을 추천하면서 “초기자본 규모에 맞는 아이템을 찾는 것은 인생의 동반자를 구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소자본 창업은 아이디어와 기동성으로
최근 강원 원주시 명륜동에 운동화 빨래방을 오픈한 신연숙(37)씨가 창업에 들인 돈은 기존 세탁기를 개조한 세탁설비와 전동브러쉬 등 시설비와 인테리어비용, 임대료 등을 합해 약 3,000만원.
주택단지와 다소 떨어져 있는데도 벌써 입소문을 통해 인근에 알려지면서 매출이 생각보다 짭짤하게 나오고 있다.
5,000만원 미만의 소자본으로는 화려한 인테리어나 고가의 설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규모 자영업, 즉 소호(SOHO) 창업이 가능하다.
소호의 성공요인은 아이디어와 기동성. 운동화 빨래방이나 생활피아노방문교육 등의 새로운 유망 사업영역도 일일이 뛰어다니는 수고를 감수하지 않고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악취제거 용품이나 향수명함 등의 아이디어 상품을 취급하는 매장도 발로 뛰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최근의 디지털화 경향을 포착한 아트스케치포토 전문점이나 무선카드결제 시스템 사업, 컴퓨터 사용확대에 따른 잉크충전방 사업 등도 디지털 트렌드에 부합하는 틈새시장이다.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살린다면 더욱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창업e닷컴 이인호 소장은 “주부의 경우 외식이나 세탁업을 젊은 층은 디지털사업 등을 먼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 5,000만원~1억원 창업은 안전성에 아이디어 결합
지난해 말 경기 성남에 생선구이 전문점을 낸 김정란(47)씨가 개업 직전 수중에 갖고 있던 자금은 약 5,000만원.
큰 욕심 내지 않고 안전한 외식업으로 방향을 잡은 김씨는 생선구이로 일반음식점과 차별화를 시도했고, 개업 3개월만에 “기대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 금액대의 창업은 전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소호 태를 벗어나 다양한 사업구상이 가능하다. 생과일 아이스크림이나 치킨 등의 체인점 운영을 고려할 수 있고 애완견 전문점이나 건물외벽 세척업, 어린이 이동 영화관 사업 등 다소 자금이 필요한 이색 영역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
자금규모가 커질수록 안전한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고 이미 시중에서 성공이 확인된 사업만 따라간다면 수익률의 극대화를 노릴 수 없다. 안전한 사업형태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가미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
비즈니스유엔 박민구 팀장은 “직장생활 10년 이상 된40~50대의 예비창업자들은 도전정신이 약하여 손쉬운 영역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사업추진의 장애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 고액창업은 장식에 치중
1년 전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와인숙성삼겹살 집을 낸 김성진(39)씨는 50평 규모의 점포 인테리어에만 5,000만원 이상을 들였다.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이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신경쓰지 않으면 손님을 잡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고액창업의 경우 생맥주 전문점이나 바다가재, 생고기전문점 등 비교적 규모가 큰 사업장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자금규모이기 때문에 김씨처럼 아이템보다는 외형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추천 아이템은 주로 고급풍 외식업종이며 매장의 규모가 큰 퓨전칼국수 전문점 등도 대상에 올랐다.
실내장식에 신경을 써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연출하거나 맛의 차별화로 고객의 입맛을 자극하는 것이 성공의 포인트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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