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식목일에 산불이 많이 발생했다. 건조한 날씨 탓도 있지만 주로 성묘객이나 식목행사 참여자들의 부주의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식목일이 지나면 산불외에 또 하나의 후유증이 남는다. 해마다 식목일 다음날 더욱 깨끗해야 할 산이 쓰레기로 넘치는 것이다.
식목일 이후 주말을 이용해 관악산에 올랐는데, 등산로 주변에는 빈병, 과자봉지, 일회용 도시락과 음식찌꺼기,심지어는 심다 만 묘목에 이르기까지 각종 오물이 흉물스럽게 널려 있었다.
이는 식목행사 후 산 속에 버려진 우리의 양심이며 슬픈 자화상이라고 할 만하다. 이런 쓰레기더미에 나무를 심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식목일 행사가 ‘나무 심고 가꾸기’의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행사를 위한 행사’로 퇴색되어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까웠다.
산에 나무심기보다 우리의 양심 살리기가 선결 과제는 아닐까. 우리 모두가 식목행사를 진정한 자연사랑의 장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 박경숙ㆍ서울 금천구 독산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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