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LA에서 발생했던 흑인 폭동으로 심각한 물질적ㆍ정신적 피해를 겪었던 한인사회에서 피해자 2세들을 중심으로 당시 사건을 재평가, 교훈을 후세에 물려주기 위한 작업이 활발하다.당시 고교생으로 지금은 USC 언론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크리스틴 오(27)씨는 4ㆍ29 폭동의 노도에 휩쓸려간 가게에서 망연자실했던 부모의 모습이 기억속에 생생하다.
오씨의 부모는 제퍼슨 지역 스와밋에서 스포츠 의류점을 운영하다 폭동으로 삶의 터전을 잃었다. 아버지는 충격으로 간질증세가 악화돼 몸져 누웠고 어머니는 병간호를 하느라 일을 포기했다.
오씨는 장학금과 조교수당으로 학비를 충당하는 힘든 생활을 하지만 요즘 ‘LA폭동 - 그 10년 뒤’를 주제로 교내잡지 등에 기고할 기획기사를 쓰고 있다.
언론사와 접촉, 자료를 수집하고 사우스센트럴LA의 한인 상점업주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현장의 소리를 듣고있다.
폭동의 의미와 교훈을 재조명하겠다는 욕심에서다.
오씨처럼 당시 사건을 새롭게 파헤치려는 폭동 피해자 2세들이 부쩍 늘었다. 이들은 폭동피해식품상협회, 한미식품상협회(KAGRO) 관계자는 물론 한인언론사와 폭동관련 저술활동을 하는 사회단체 및 학계 인사에게 찾아가 진실을 찾고있다.
폭동 당시 한인의 피해상황은 물론이고 복구모습과 한흑 관계 개선, 라틴계 공동체와의 화합 등에 관심이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열린 전시회’(The Open Museum)의 폭동 10주년 프로젝트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엘리 신(20)양 역시 스와밋에서 가게를 하던 피해자의 딸로 10살때 시련을 겪었다.
UCLA에서 동양학과 여성학을 전공하는 신양은 ‘열린 전시회’인턴모집공고를 보고 이곳으로 찾아가 “한인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인턴자리를 원했다.
차윤성 KAGRO회장은 “UCLA에 다니는 한인학생들이 찾아왔었지만 신문외에 보여줄만한 자료가 하나도 없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LA=하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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