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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입체작품전', 강렬한 원색… 불안한 내면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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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입체작품전', 강렬한 원색… 불안한 내면 표출

입력
200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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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서용선(51ㆍ서울대 미대 교수)씨의 붓끝에서 창조된 인물들은 강렬하다.눈부신 원색의 색채 대비, 고도로 단순화한 표정과 동작에서는 그들 내면의 심리 상태가 그대로 표출된다.

그 심리는 긴장과 불안, 혹은 지금과는 다른 현실에 대한 갈구이다.

역사 속의 인물이든, 현대의 도시인이든 그의 회화에 나타난 인간의 모습은 공통적으로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거나 그 속에 사는 인간의 고뇌를 표현한 것이었다.

그간 평면회화 작업만 해왔던 서씨가 색다른 입체 인물 그림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서용선 입체 작품전’을 1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02-732-3558)에서 연다.

평범한 건축자재인 합판과 육송(陸松), 스티로폼 등을 이용한 조형물과 드로잉을 전시한다.

작가가 입체 작업에 눈을 돌린 계기는 엉뚱했다.

1987년 오랫동안 살아온 한옥을 헐고 새 집을 짓게 됐을 때, 그는 낡은 건축자재들을 작업실에 들여놓고 연장을 다뤄보기 시작했다.

평면작업에서의 원색이 공간으로 옮겨가며 독특한 미감이 생겨나는 것을 경험했다.

강원도로 가서 직접 소나무들을 구해도 보고, 미국 연수중에는 그 지역의 단풍나무로 작업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의 양수리 작업실에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나무판이 널려있다.

이번 전시회 출품작들은 이런 재료들로 갖가지 인물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극도로 추상화한 현대인의 표정인듯 하면서도, 가만히 보면 우리 전래의 도깨비 형상이나 마을 입구에 서 있던 장승의 표정과 닮아있음을 알게 된다.

15년간 단종애사(端宗哀史)라는 사건 속의 인물 그리기 작업을 통해 역사를 읽는 시각적 방법을 모색해온 그의 ‘서사적 회화’의 정신이 이번 입체작품전에서도 나타난다.

작가는 최근 웹(web) 상에서의 공동작업, 폐광촌 스케치 활동 등으로 쉼없이 작업 영역을 갱신해나가고 있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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