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무엇보다도 경선에서 밀리고 있는 이인제 후보가 김대중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남은 3주간의 경선전에서 여권 내부 갈등이 한층 증폭될 개연성이 있다.또 노무현 이인제 후보간의 노선 공방과 감정싸움이 한계 수위를 넘어서고 있어서 누가 승자가 되든 깊게 패인 골을 메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두 후보는 벌써부터 상대가 승리할 경우 경선 후 협력 가능성을 공공연히 일축하고 있는 상황이다.이 후보측은 8일 오전 이 후보 주재로 대책회의를 가진 뒤 '연청'의 경선 개입의혹을 제기하며 김 대통려에게 화살을 겨눠 긴장을 고조시켰다.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금주 말 전남 경선에서 표를 못 얻더라도 김 대통령을 겨냥해 하고 싶은 말을 가감 없이 할 것"이라고 강경 분위기를 전했다.이 후보가 이처럼 음모론-노선 공방-언론 발언 공방-DJ공격 등으로 초점을 옮기며 각을 세우는것은 경선 과정은 물론 경선 이후까지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은 경선 과정에서 쟁점을 만들어 노풍의 기세를 꺾어보겠다는 계산이 담겨 있다.수도권 경선이 시작되는 21일 전에만 노풍에 변화기류가 생기면 뒤집기를 시도해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나아가 경선에소 패배했을 경우에는 김 대통령 및 노 후보와 다른 길을 가기 위한 '명분 쌓기'측면도 적지 않다.이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노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 본선에서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미국 예비경선에서도 존 맥케인 후보가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진 뒤 지원연설을 하지 않닸다"면서 "자기 입장에서 자기 일을 하는 것이니,이인제에게 다른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노 후보가 그 동안'(이 후보에게 질 경우)이인제 깃발을 들고 뛴다고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말해온 것에 대한 '되돌려주기'성 발언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선 뒤 당에 계속 남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 당이 중도개혁 정당인데 내가 어디를 가겠느냐"고 반문했다.경선 결과에 관계없이 일단 당에 잔류하겠다는 뜻이다.
그가 경선 후 바로 탈당하거나 독자적인 대선출마를 시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하지만 이 후보는 노 후보가 승리해 정계개편을 추진할 경우 노 후보가 주도하는 신당 창당 대열에 합류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광덕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