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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살인 사이트 기승

입력
2002.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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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만원이면 누구든 죽여드리겠습니다.”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여주실 수 있겠습니까?”인터넷을 통한 청부 살인ㆍ해결사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사이트가 하루에도 수십개씩 생겨나는데다 실제 살인까지 이어지는 등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하지만 게릴라식 출몰과 은밀한 e메일 거래 등으로 이들 사이트에 대한 경찰의 단속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실태

경기 안산 S여고 김모(19)양은 2월 검색 사이트를 통해 모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살인 대행’사이트에 접속했다.

김양은 이 곳에서 얻어낸 e메일을 통해 평소 자신을 괴롭혀온 언니를 죽여주면 ‘300만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했다.

사이트를 개설했던 공익요원 박모(23)씨는 이에 즉각 응답했고 이후 둘 사이에는 돈의 결제방법, 대상자의 주거지와 인상착의, 살인 방법 등 구체적 내용이 e메일로 오갔다.

이들은 e메일을 추적한 경찰에 의해 실행 며칠 전 검거됐다.

실행에 옮겨진 경우도 있었다. 지난 1월 경기 안양시에서 발생한 김모(55)씨 살인 사건의 경우 딸(22)이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고교생에 의뢰, 어머니를 살해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졌다.

청부살인 사이트는 포털 사이트에 하루에도 수십개씩 개설되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지난 한달간 단속을 벌여 폐쇄한 청부살인ㆍ해결사 사이트만 100여개에 이를 정도다.

▼문제점

이 같은 청부살인 사이트는 누구나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개설할 수 있고 의뢰자는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살인’ ‘킬러’등의 검색어 입력만으로도 접속이 가능하다.

이들은 주로 PC방 등을 통해 e메일로만 거래를 하기 때문에 경찰이 IP주소를 추적, 거래자를 찾는데는 한계가 있다.

경찰은 또 이들 사이트가 아직은 고교생ㆍ일반인이 개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조직 폭력배들이 개입할 경우 사태가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업체 한 관계자는 “청부 살인 사이트 등은 검색되는 대로 폐쇄하고 있지만 하루에도 수십개씩 출몰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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