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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칼럼] 항산화 비타민 먹기보단 매일 과일ㆍ채소등 섭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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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칼럼] 항산화 비타민 먹기보단 매일 과일ㆍ채소등 섭취를

입력
2002.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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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노화방지제라고 하던데…혈압약이랑 함께 먹어도 괜찮나요?”출장 다녀온 아들이 선물한 것이라며 환자가 들고온 영양제는 비타민 E(토코페롤)였다.

비타민 E는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비타민 C, 베타 카로틴(비타민 A)과 함께 항산화 비타민에 속한다.

세포가 산소를 이용하여 대사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유리기(활성산소)라는 부산물이 생기는데 이것이 세포막이나 단백질 혹은 DNA의 구조와 기능을 손상시킨다.

이러한 손상이 축적되면 결국 암, 심장병, 백내장, 기억력 장애, 노화 등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유리기의 작용을 막는 것이 바로 항산화제다.

건강식품 업계에서는 항산화제를 암과 심장병 예방 뿐 아니라 노화방지 효과까지 있는 기적의 약으로 선전하고 있다.

항산화제를 먹으면 정말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항산화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 등을 모두 함유하고 있는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으면 암, 심장병, 중풍, 백내장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특정 항산화제 한 가지만 복용할 때에도 이런 효과를 보이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항산화 물질은 각각의 고유한 작용과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E가 부족하면 산화반응을 막지 못해 세포막의 파괴를 가져오고 결국 근육 및 신경 세포 손상을 초래한다.

비타민 E는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일 뿐 아니라 권장량보다 훨씬 많은 하루 400 단위를 섭취하면 심장병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E의 항산화 효과 때문에 암 예방과 관련된 연구도 많이 있었으나 아직까지 전립선암과 대장암 이외에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불임 치료, 정력 증강, 주름 방지 등 일반인에게 알려진 효능은 현재까지 근거가 없다.

비타민 E는 식물성 식용유, 정제하지 않은 곡류, 녹색 채소, 견과류, 콩 등에 풍부하며 비타민 E 결핍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항산화 효과가 있는 베타 카로틴은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된다. 미국 암협회에서는 흡연자들에게 비타민 A가 풍부한 식단을 권하고 있다.

과일과 채소 섭취가 많을수록 심혈관 질환과 폐암 발생 위험이 감소하며 이것이 베타 카로틴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되었다.

하지만 베타 카로틴을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이 관상동맥질환이나 암 예방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증된 바가 없다.

미국 심장학회는 보다 완전한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항산화 비타민을 먹는 것보다 매일 다섯 종류 이상의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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