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취임 이래 단절됐던 북미 대화가 임동원(林東源) 특사의 방북을 계기로 조만간 재개될 조짐이다.그간 북미 관계는 북한 정권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주류인 부시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냉각되기 시작했다.
대북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 후 지난해 6월 부시 대통령이 대북 대화 재개 의사를 밝혔으나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1월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하자 대화 분위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바로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담당 대사의 방북 권고를 수용한 것은 일단 대화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음을 의미한다.
북미 대화와 관련, 미국은 그간 기회있을 때마다 “언제, 어디서든 아무런 조건 없는 대화”를 제기해 놓고 있는 상태다.
일단 미국이 적극적으로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북한이 대화 재개 의사를 밝히고 프리처드 특사의 방북을 요청하기만 하면 양측은 본격적으로 대화 테이블에 앉게 될 전망이다.
대화 재개 시기는 여러가지 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러야 다음달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워싱턴의 한 외교 관계자는 “당사자인 프리처드 특사가 8일부터 이틀 간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미일 3자조정감독그룹(TCOG) 참석 후 중국 베이징에 들르게 된다”며 “베이징에서 모종의 접촉을 하든지 혹은 워싱턴에 귀임한 후인 다음주 초께나 뉴욕 채널을 통한 접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달에는 아리랑축전 등 북한 내부 행사가 많다”고 지적하고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추진위도 5월 7일 열기로 한 점으로 미루어 북미 대화 재개는 그 이후에나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막상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앞길은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측의 입장이 너무나 판이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